'니드 포 스피드' 게임 같은 아찔한 카레이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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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드 포 스피드.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컴퓨터 게임인가, 아니면 실제 상황인가?'

스턴트맨 출신 스콧 워 감독의 영화 '니드 포 스피드'(Need for Speed)를 두고 하는 말이다. 슈퍼카를 무기로 잃어버린 친구를 위해 복수에 나선 여정을 담아낸 영화는 제목이 암시하듯 마치 컴퓨터 게임을 방불케 하는 레이싱카의 화끈한 스피드를 선보인다.

동명게임 원작 다양한 슈퍼카 등장
스턴트맨 출신 감독 연출력 돋보여

뛰어난 드라이버인 토비(아론 폴)는 뉴욕주 변두리 마을인 마운트 키스코에서 친구들과 함께 정비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에게 레이싱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유를 안겨 주는 해방구. 하지만 라이벌 디노(도미닉 쿠퍼)의 도발로 시작된 즉석 레이스에서 끔찍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그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2년을 감옥에서 복역한 뒤 출소한 토비는 자신에게 누명을 씌우고 소중한 친구와 연인까지 빼앗아간 디노에게 복수하기 위해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4천㎞의 험난한 모험에 나선다는 것이 큰 줄거리.

미국 일렉트로닉 아츠(EA)에서 1994년 첫선을 보인 후 레이싱 게임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동명 게임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근사한 드라마와 함께 고성능 자동차들의 화려한 볼거리로 승부수를 띄운다. 초반엔 토비가 위험을 무릅쓰고 복수에 나서게 되는 과정을 설명하는데 지금은 고물처럼 보이는 구형 슈퍼카를 내세워 비교적 얌전하다. 하지만 중반에 접어들면서 영화는 돌변한다. 토비가 슈퍼카 대회인 '데 리온'에 참가하고자 북미 대륙 동쪽 끝 뉴욕에서 사막과 협곡을 거쳐 서쪽 끝 샌프란시스코까지 4천㎞를 불과 45시간 만에 주파해야 하기 때문. 도심을 질주하던 자동차가 공중 50m를 뜬 채 날고, 협곡 벼랑 끝으로 질주하다 헬기에 매달려 구출되는 아찔한 장면들이 줄을 잇는다. 게임이 원작이기에 카레이싱 스턴트 영화의 성격이 짙다.

더욱이 스턴트맨 출신인 스콧 워 감독의 연출력은 곳곳에서 힘을 발휘한다. 이야기에 잘 녹아든 자동차 액션과 카 스턴트를 실제로 촬영함으로써 사실성을 극대화한 것. 여기에 웬만해선 보기도 힘든, 수억 혹은 수십 억 원을 호가하는 슈퍼카들의 눈요기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극 중 레이싱에 나서는 차를 보면 아메리칸 머슬카의 대표작 포드 쉘비 머스탱 GT500를 비롯해 부가티 베이론, 살린 S7, 코닉세그 아제라, GTA 스파노, 멕라렌 P1, 람보르기니 세스토 엘레멘토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을 쿵쿵 뛰게 하는 슈퍼카들을 선보인다. 평균 스피드 300㎞ 이상을 능가하는 '몬스터'급의 등장으로 영화는 슈퍼카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자동차와 스피드 마니아라면 놓쳐선 안 될 작품이다. 17일 개봉.

김호일 선임기자 tok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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