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시간대 사고에 왜 탈출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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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전남 진도 해역에서 발생한 인천∼제주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290명이 실종된 가운데 승객들이 제때 탈출하지 못한 이유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앙재난대책본부에 따르면 승객과 선원 등 전체 승선원 475명 중 실종자는 17일 오전 5시 현재 290명이다. 전체의 65%가 배에서 탈출하지 못한 것이다.

심야시간대나 새벽시간대라면 승객 대부분이 잠들어 선박에 갇힌 채 미처 대피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번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침수 신고가 해양경찰에 최초 접수된 시각은 오전 8시 58분.

승객들이 침수 사실을 인지해 여객선 내 구명조끼를 찾아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다면 해양경찰에 구조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은 탈출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상당히 긴박했던 것으로 보인다.

해경에 따르면 사고 접수 30분 뒤인 오전 9시 30분 세월호는 이미 60도 왼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였다.

이 정도 기울기라면 갑판에 나와 있던 승객이나 선실 안에 있던 승객이나 모두 몸의 중심을 잡기 어려울 정도라고 해경은 전했다.

선박 내부 구조를 보면 당시 배에서 탈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수 있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객실 배치도를 보면 총 921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객실은 선박3∼5층에 있다. 1∼2층은 기관실과 차량 적재칸 등이 있어 객실이 없다.

3층은 단체 플로어룸, 패밀리룸 등을 갖춰 428명을, 4층은 같은 종류의 객실로 484명을, 로얄실이 있는 5층은 9명을 수용할 수 있다.

선원을 제외한 승객 447명은 3층에 87명, 4층에 353명, 5층에 7명이 각각 나뉘어 객실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승객들이 객실에 남아 있었는지, 로비로 나와 있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어디에 있든 내부 구조가 복잡한 선박 특성상 배가 이미 기울어진 상태라면 대피로를 따라 대피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여객선업계 종사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선박의 폭이 22m에 이르는 배가 왼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라면 배의 왼쪽 창측을 딛고 대피로를 찾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지속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침수 사실을 알고도 대피로를 찾지 못해 헤매다 선박에 갇혔을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여객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그만 배라면 바다에 뛰어들어 구조를 기다리는 스이 가능하지만 세월호는 대형 카페리이기 때문에 대피로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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