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롯데 불펜, NC에 승리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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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12회 초 1사 1, 2루 상황에서 NC 나성범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정대현이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naver.com

올 시즌 첫 '낙동강 더비'의 승리는 NC 다이노스에게 돌아갔다.

롯데 자이언츠는 믿었던 불펜의 옆구리 투수 2명이 잇달아 동점과 역전을 허용하면서 1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사직 홈경기 NC에 3-5 재역전패
롯데 '옆구리 투수' 2명 무너져
필승조 투입하고도 연장전서 무릎

롯데는 15일 사직에서 열린 NC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NC 나성범에게 결승 2루타를 허용해 3-5 역전패했다.

선발 투수 싸움으로 시작된 경기는 결국 불펜 싸움으로 막을 내렸다. 롯데는 필승조인 이명우와 최대성, 김성배, 정대현까지 모조리 투입하고도 경기를 날려버렸다.

개막전부터 롯데 불펜은 다양한 레퍼토리로 주목을 받았다. 정상급 옆구리 투수인 정대현과 김성배에 이어 파이어볼러 최대성, 지난 시즌 20홀드를 기록한 좌완 스페셜리스트 이명우까지 보유해 상황에 맞는 불펜 투입이 가능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이날 제 몫을 해준 건 최대성과 이명우 뿐이었다. 믿었던 김성배와 정대현은 '옆구리 투수는 좌타자에 약하다'는 통설을 깨지 못하고 연이어 좌타자에게 무너졌다.

연장 12회까지 간 1차전에서 불펜진이 잇달아 불안한 모습을 보인 롯데는 이어지는 2, 3차전의 경기 후반 불펜 운용에 골머리를 싸매게 됐다.

경기 초반 크리스 옥스프링과 태드 웨버를 선발 투수로 내세운 두 팀은 중반까지 투수전 양상의 경기를 펼쳤다. 옥스프링은 NC 조영훈과 손시헌에게 잇달아 홈런을 헌납했지만 6이닝을 4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다만 롯데의 타선이 침묵을 지켰다. 롯데가 위닝샷인 커브를 노리고 나올 것으로 예상한 웨버는 커브 구사비율을 매 이닝 바꿔가며 롯데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웨버는 7회까지 5안타를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흔들린 롯데 불펜만 아니었어도 이날 경기의 영웅은 전준우였다. 2할 안팎의 타율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던 전준우는 7회 말 강민호의 2루타와 황재균의 볼넷 등으로 만들어진 2사 만루의 찬스에서 웨버의 초구 컷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펜스를 강타했다. 3타점 2루타. 0-2로 끌려가던 롯데는 전준우의 한 방으로 단숨에 경기를 3-2로 뒤집었다. 웨버의 구위는 떨어졌지만 NC 김경문 감독이 앞선 LG와의 혈전으로 소모된 불펜을 아끼려다 악수를 두고만 셈이다.

그러나 1점 차의 불안한 리드는 얼마 가지 않았다. 김 감독은 9회 초 승기를 굳히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롯데 마무리 김성배를 공략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수를 냈다. 부진했던 모창민 대신 선발에서 제외했던 에릭 테임즈를 대타로 냈다. 사이드암 김성배가 부담스러워 하는 좌타자 카드를 꺼내 든 것. 대타 작전은 그대로 적중했다. 테임즈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성배의 포크볼을 공략해 우월 동점 홈런을 터뜨렸다. 김성배는 올해 2차례의 블론세이브를 외국인 좌타자에게 허용하고 말았다.

연장으로 흘러간 경기는 NC 불펜이 주도했다. NC는 손정욱과 임창민의 계투에 이어 김진성의 마무리로 롯데의 뒷심을 꺾어버렸다. 이미 7회부터 성급하게 승리를 가져오려 대주자를 투입하면서 히메네스와 강민호 등이 교체된 터라 롯데로선 연장전에서 이들을 공략할 방도가 없었다.

반면 NC는 연장전에 들어와 매 이닝 선두타자가 출루하며 롯데 불펜을 괴롭혔다. 결국 12회 초 정대현이 무리하게 NC 권희동에게 몸쪽 승부를 걸다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한 게 화근이 되고 말았다. 1사에 주자 1, 2루 상황에서 정대현이 후속 타자 나성범에게 던진 초구가 좌익선상 역전 2루타로 이어졌다. 이후 이호준의 외야플라이로 3루 주자까지 홈으로 불러들이며 3-5로 경기가 뒤집혔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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