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알리는 다이빙 국가대표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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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사직실내수영장에서 사직초등학교 다이빙 꿈나무들이 연습 다이빙대에서 홍명호 코치와 함께 밝게 웃고 있다. 김병집 기자 bjk@

"우하람 오빠처럼 멋있는 다이빙 국가대표 될래요."

사직초등학교(교장 김민숙) 다이빙부 꿈나무들이 전국대회에서 잇달아 메달을 획득하면서 부산을 다이빙의 메카로 세우고 있다.

우하람 배출 사직초등 다이빙부
최근 전국대회서 잇단 메달 획득
트위스팅 벨트 이용해 입수 연습


지난달 24일 제주도에서 열린 한라배수영대회 유년부에서 사직초 김승현(4년)이 플랫폼, 스프링 3m, 5m에서 우승을 차지해 3관왕에 올랐다. 초등부에서는 우다은(5년)이 플랫폼 은메달, 스프링 1m, 3m에서 동메달을 각각 땄다.

사직초 출신인 우하람(부산체고 1)과 김채현(사직중 3) 등 2명은 지난 2012년부터 2년 연속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국가대표로 활동해온 우하람은 국내에서는 적수를 찾기 힘들 정도다. 국제대회에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한국 다이빙의 기대주다. 김채현은 2010년과 2011년 연속으로 소년체전 3관왕을 차지하며 지난해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이같은 결실은 한국 다이빙계의 '왕언니' 홍명희 코치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다이빙 부산대표 출신인 홍명희 코치는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후 1991년 부산시수영연맹에서 다이빙부 코치를 맡으며 지도자 길로 들어섰다.

당시만 해도 다이빙부 선수를 모집하기가 너무 힘들어 무작정 초등학교를 찾아다녔다. 홍명희 코치는 "위험하고 다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다이빙부 가입을 꺼리는 부모들이 많았어요. 부모들이 직접 보고 안심한 뒤에야 겨우 운동을 허락했지요"라고 회상했다.

홍명호 코치가 '트위스팅 벨트' 를 잡아 주며 선수들과 함께 다이빙 회전 연습을 하고 있는 장면.
그렇게 해서 2005년 사직초등학교 다이빙부가 창단됐다. 지금은 방과후수업과 다이빙부 지도를 함께 하고 있다. 방과후 수업에서 흥미를 느낀 학생들이 다이빙부에서 계속 운동을 할 수 있는 체계가 잡힌 것이다. 현재 다이빙부는 5학년 5명, 4학년 3명, 3학년 1명으로 구성돼 있다.

홍명희 코치 후임으로 사직초 다이빙부를 맡은 홍명호 코치는 "다이빙이 절대 위험한 운동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높이 7.5m, 10m 다이빙대에 올라가기 전에 트위스팅 벨트를 이용해 지상에서 충분히 훈련하기 때문이다. 피겨에서 김연아 선수가 회전동작을 연습할 때 쓰던 훈련기구와 같은 것이다.

2바퀴 회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지상훈련 때 코치가 천천히 벨트를 당겨주면서 안전하게 입수 연습을 시킨다. 한 바퀴를 돌면 줄을 당겨 수면을 보게 하고, 두 바퀴를 돌면 또 수면을 보게 하는 방식으로 천천히 회전운동을 익힌다. 어느 정도 동작이 익숙해지면 벨트 줄을 당겨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입수를 할 수 있다.

국가대표 출신인 홍명호 코치는 "우리가 운동할 때는 배치기, 등치기, 얼굴치기 등을 하면서 힘들게 배웠는데 지금은 너무 쉽게 운동하는 거 아냐"라며 학생들에게 가끔 농담을 던지기도 한다.

옆에 있던 5학년 우다은 선수는 "친구들과 같이 수영장에서 다이빙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다음 달 소년체전 때는 꼭 금메달을 딸 거예요"라며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홍명호 코치는 사직실내수영장에서 수영대회가 열릴 때 다이빙 종목도 같은 날 행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예산문제로 수영대회가 열릴 때 다이빙장에 있는 물을 수영장으로 빼내기 때문에 같은 날 행사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멋진 다이빙을 여러 사람 앞에서 보여 주고 싶은데 그럴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더 많은 다이빙 꿈나무가 나올 수 있을 거니까요. "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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