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군 '별난 부서'] 하동 슬로시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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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고 '느림의 고장' 지킴이

경남 하동권 슬로시티계 김진규(오른쪽) 계장과 김경미 주무관이 슬로시티지원센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선규 기자

농촌 들녘 어디서나 흔하디 흔한 비닐하우스가 눈에 띄지 않는다.

지리산 삼신봉에서 흘러내린 산줄기가 시루봉에서 두 갈래로 나뉘어 만석지기 두세집은 능히 낼 만한, 어머니 품 같은 평사리 들판과 30개 마을을 포근히 감싸 안은 곳, '느림을 통해 힐링하는' 경남 하동 악양 땅이다.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 최참판댁을 비롯해 신령스런 소나무 문암송과 십일천송, 섬진강을 굽어보는 고소성, 최참판댁의 실제 모델이 된 조씨 고가와 상신마을 돌담길, 악양루와 동정호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 셀레는 명소가 지천에 널려 있는 곳이다.

부·울·경 유일 국제공인
국내 대표적 힐링 명소로
직원 2명 초미니 부서
프로그램 개발·운영 호평

빠르고 편하고, 제철도 없이 늘 나오는 농축산품과 공산품, 인공물이 판을 치는 이 세상에 '느림의 고장'을 앞세운 국제공인 슬로시티.

부·울·경지역에는 유일하다. 지난 2009년 2월 국내 5번째 세계 111번째 국제 슬로시티에 가입한 하동 악양면은 우리 민족 어머니산 지리산과 청정 섬진강이 휘감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힐링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전국 최고의 힐링  슬로시티를 꿈꾸는 악양면 슬로시티는 하동군 '슬로시티계'가 맡고 있다.

김진규 계장(6급)과 김경미 주무관(8급)이 직원 모두인 '초미니 부서'이다.

지난 2011년 문화관광과에서 탄생했지만 지난해 기획감사실 산하로 자리를 옮겼다.

슬로시티계는 악양면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슬로시티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자체 아카데미와 달팽이 학교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느림의 미학' 체험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에도 힘쏟아 호평을 얻고 있다.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하는 슬로라이프 문화공연, 최참판댁 가을걷이 풍년잔치, 대나무 평상 만들기, 슬로시티 인지도 및 개선사항 발굴을 위한 관광객 만족도 조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 수공예 기술을 계승·발전시키려 짚공예·죽공예·목공예 같은 수공예 체험프로그램을 개설·운영, 옛 우리 농촌의 추억을 되살렸다는 평가 속에 날이 갈수록 참여객이 늘고 있다.

슬로시티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도 슬로시티 악양의 전통문화를 보존·전승하고, 체험형 문화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하는 등 융·복합형 관광상품 개발에 역점을 둘 계획이란다.

김진규 슬로시티 담당계장은 "지난 5년간 슬로시티 기반 구축사업이 꾸준히 추진되면서 여유와 힐링을 즐기려는 방문객이 크게 늘고 있다"며 "앞으로도 미흡한 점을 보완하고 방문객과 함께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설해 대한민국 최고의 슬로시티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슬로시티 담당이라고 해서 맡은 업무와 동작이 느릴 것이라는 선입견은 착각(?)이었다.

김경미 주무관에게 자료 부탁을 하자 마자 자부심이 잔뜩 버무러진 알찬 자료들이 채 하루도 안돼 전자우편을 타고 한 묶음 도착했다. 이선규 기자 sunq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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