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사회, 우리는 왜 근거 없는 '괴담'에 솔깃해하는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괴담 사회'는 '불통 사회'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은 북한에 의해 폭침됐지만, 침몰 원인을 둘러싸고 온갖 억측을 나았던 천안함의 인양 장면. 부산일보DB

지난주 북한에서 보낸 것으로 확실시되는 무인정찰기에 대한 정부 입장이 발표됐다. 그러나 무인정찰기는 북한의 소행이 아닌 '자작극'이라는 '괴담'이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괴담 중에는 특히 민영화와 관련된 것이 눈길을 끈다. 의료민영화를 둘러싼 파업이 한창 진행될 당시, 민영화가 되면 '돈이 없어 병원에 갈 수 없고, 어지간한 사람은 진료도 받지 못하고 다 죽는다'는 괴담이 퍼졌다. 학생 중에는 두려운 눈빛으로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때 '여고괴담'이라는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뒤에는 몇 번이나 '괴담시리즈'가 이어졌다.

'무인정찰기 자작극' 등 괴담 만연
불안심리 틈타 왜곡 확대 재생산

사전에는 '괴담'을 무섭고 이상한 이야기라고 정의하고 있다. 현실 속 괴담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어도 되는 한계와 사회적 관계망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매체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삼삼오오 모여 나눈 이야기가 입을 통해 옮겨지고, 인터넷 공간을 통해 끊임없이 흐르면서 살이 붙고 각색이 되어 확대되고 전염된다. 확인도 할 수 없는데다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이야기는 갈수록 '사실적'으로 꾸며진다.

근원지도 모르고 시발점도 모르니 당연히 책임질 사람도 없다. 그저 몇몇이 모여 한 이야기가 광장으로 옮겨지며 '괴담신드롬'으로 변신한다. 이렇듯 괴담은 확대 재생산되어 막연한 불안에 떠는 사람들의 심리 속으로 파고 들어간다.

종종 광장의 괴담은 울타리를 넘어 학교 안으로 밀려오기도 한다. 특히 지난달 말 4주기를 맞은 천안함 사건을 아직도 '괴담'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있는 지경이다.

괴담은 때로 정설을 무너뜨리고 압도할 만큼 파괴력이 강하다. 그러나 정확한 정보 앞에선 무너지게 마련이다. 즉, 괴담은 무지의 토양에서만 배양된다는 것이다.

괴담의 천적은 신뢰할 수 있고 권위있는 기관, 전문가의 판단이다. 전문가의 신뢰할 수 있는 지식과 정확하게 검증된 사실 앞에 사람들은 더 이상 막연한 공포에서 비롯되는 괴담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

정확한 정보와 전문가의 지식이 우리사회의 불확실성을 떨칠 수 있는 신뢰와 소통의 구조를 가질 때 '괴담 사회'는 사라질 것이다. 조윤희 부산 금성고교 교사


교과서 따라잡기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다양한 집단과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유기적 관계망을 형성하고 있음을 이해한다. 이런 사회구조 속에서 개인과 집단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이해한다.

잠잠해질 만하면 불거지는 우리 사회의 '괴담'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조직과 사회에서는 중요한 화두가 아닐 수 없다. 결국 괴담은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의사소통을 단절시킬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기업은 경영방식에서도 '소통'을 중시하고 있다. 상호간 배려를 이끌어 내는 소통이 업무만족도로 이어져 기업 경쟁력 증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많은 조직은 아직은 '관료제적' 성향을 갖고 있다. 따라서 더욱 '탈관료제적' 소통 방식이 중요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다양한 사회 조직에 대한 이해 없는 일방적 정보전달은 당연히 소통의 부재와 불확실한 정보의 양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소통의 부재와 정확한 지식과 정보가 결핍된 사회의 역기능이 '괴담 사회'를 부추기는 것이다.

- 교과 단원: 고등학교 [사회ㆍ문화] Ⅱ. 개인과 사회구조 3. 사회집단과 조직

- 교육과정 내용: 사회 집단과 사회 조직을 이해하고 이의 유형별 특징을 이해한다.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일탈 사례를 조사하고,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한다.

- 성취 기준: 사회 구조 속에서 개인과 인간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이해하고, 바람직하지 못한 상호작용의 결과인 괴담을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은 무엇인지 합리적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도출할 수 있다.

생각해보기

1. 학교 장면이나 일상에서 번지는 괴담 발생의 주요 원인은 무엇이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2. 최근 보편화되고 확대된 스마트폰과 SNS 사용의 일상화가 우리사회의 소통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3. 관료제 조직의 권위적이고 경직된 특성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어떤 것이 있는지 파악해본다.
더 찾아보기

■부산일보 기사


- 추락 무인기 '北제품' 결론…軍 "초보적 수준 정찰용"  (2014년 4월 2일자 4면)

- 꺼지지 않는 '철도 민영화' 불씨, 식지 않는 여야 논쟁 (2014년 1월 14일 10면)

- 신원(伸寃)의 정치 (2013년 11월 20일 30면 부일시론)

■참고 도서

- 불확실성의 시대 (J. K. 갤브레이스 지음/원창화 옮김/홍신문화사)

- 의사소통의 철학 (위르겐 하버마스/ 홍윤기 옮김/민음사)

- 하버마스가 들려주는 의사소통 이야기 (문성훈 지음/자음과모음)

■인터넷 사이트

- 유튜브: 하버마스가 웃을 불통론 (http://youtu.be/LY2DPf_KwBc)

- 유튜브: 민영화를 둘러싼 괴담 (http://youtu.be/B6dooEFfQg4)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