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부산시민공원] 프롤로그-미리 가 본 시민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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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기다림 끝에 만난 '명품 공원'

부산시민공원 서측 경계에서 바라본 공원 내부. 오른쪽 아래로 시민공원의 심장인 '공원역사관'(옛 미군 장교클럽)이 보이고 주변으로 보존 건축물들이 문화예술촌 등으로 탈바꿈했다. 위로 보이는 공간이 공원 한가운데 위치한 '하야리아 잔디광장'이다. 정종회 기자 jjh@

100년의 역사를 기다려 마침내 하야리아가 '부산시민공원'이란 이름으로 갓 태어난 공원의 속살을 시민들에게 드러냈다.

임시 개장 첫날인 15일 부산 부산진구 범전·연지동 부산시민공원. 북정문으로 들어서자 따스한 봄 햇살 아래 53만여㎡ 부지에 85만 4천여 그루의 나무와 24만 5천여 포기의 꽃, 19만 6천여㎡의 잔디, 하천, 새 단장한 옛 하야리아 보존 건축물들이 어우러진 거대한 도심 정원이 눈앞으로 펼쳐졌다.

2010년 1월 27일 미군으로부터 열쇠를 넘겨받던 날 찾았을 때 오랜 목재 전주 위로 낡은 전선이 엉키고, 아름드리나무 주변으로 우거진 잡풀들이 쇠락한 캠프 하야리아의 역사를 말해주던 부지는 4년여 세월 만에 '기억, 문화, 즐거움, 자연, 참여'라는 5개 주제의 명품공원으로 재탄생해 있었다.

85만 그루 나무, 꽃·잔디
거대한 '도심 정원' 눈길
일제 침략·미군 주둔 역사
오랜 기억·흔적 곳곳에
내달 1일 오후 정식 개장


그러나 시민공원은 100년여 세월 이 땅에서 진행된 일제 침략과 미군 주둔의 역사, 그 오랜 기억과 흔적들을 곳곳에 간직하고 있었다.


  
 


북정문에서 은행나무 길로 이뤄진 '기억의 숲길'을 따라가자 시민공원의 심장인 '공원역사관'이 나타났다. 미군 주둔 기간 장교클럽으로 사용된 이 건물은 시민공원 내 유일한 근대건축문화재. 지상 1층, 연면적 1천61㎡의 공원역사관은 돔 형식의 콘크리트 건축물에 건물 내 천장에 미8군을 상징하는 성조기의 8개 별 문양 등 옛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역사관 서측으로 복원된 부전천이 흐른다. 동측으로는 옛 하야리아부대 목재 전신주들을 한곳에 모아 만든 '기억의 기둥'이 있고 일제강점기 옛 경마장 트랙은 '말굽거리'란 이름의 황토색 포장길로 흔적만 남아있다. 하야리아부대 하사관 숙소와 퀀셋 막사는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예술촌과 뽀로로도서관으로 탈바꿈했다.

역사관 남측 연면적 1만 6천553㎡로 신축된 방문자센터에서는 분수쇼가 한창이다. 공원 한가운데는 4만 5천㎡의 '하야리아 잔디광장'이 자리 잡고 가장자리를 따라 '에어바운스' 등의 어린이 놀이시설들이 있다.

북측 옛 영화관은 '흔적광장'으로 남았고 동측으로 전포천이 복원돼 흐르는 가운데 옛 학교는 '시민사랑채'란 이름의 다목적홀, 장교관사는 '다솜관'이라는 전시관, 옛 사령관 관사는 숲 속 북카페로 변신했다. '참여의 숲길'을 따라 시민들이 만드는 '참여의 정원'이 있고 옛 하야리아 부지 가로수였던 플라타너스들이 동측 경계의 맨 남측에 한데 모여 '기억의 숲'을 이뤘다.

부산시 정성호 부산시민공원추진단장은 "시민공원 공사는 마무리됐지만 공원은 앞으로도 시민들 참여 속에 영원히 가꾸고 만들어져 가야 할 미완의 공간이다"고 밝혔다.

시민공원은 오는 5월 1일 오후 2시 '100년의 기다림, 영원한 만남'을 주제로 한 개장식과 함께 정식 개장한다.

이에 본보는 16일부터 '반갑다, 부산시민공원' 시리즈를 연재한다. 강윤경·김 형 기자 kyk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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