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먼지·꽃가루…알레르기 부르는 봄의 불청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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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활동 잦은 봄철 질환들

봄철 불청객인 황사와 미세먼지, 꽃가루 등으로 우리 몸은 결막염이나 비염, 피부염 등 각종 알레르기에 시달린다. 예방하기 위해선 안경이나 긴 소매옷을 착용하고 인공눈물과 면봉 등으로 눈과 눈썹 등을 자주 씻어 내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부산일보 DB

봄이 반갑지 않은 사람이 있다. 알레르기성 질환에 유독 잘 걸리는 사람이다. 봄철 공기 중에는 황사와 미세먼지, 거기다 꽃가루까지 알레르기성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의심되는 물질들이 유달리 많다. 이미 더워진 날씨에 노출은 불가피한 상황. 알레르기성 질환의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그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는 없을까?

렌즈 피하고 외출 땐 선글라스 착용
비염·부비동염·피부염도 요주의
마스크·긴팔 옷·보습제 갖춰야
외출 후 샤워로 오염물질 말끔히

■알레르기성 결막염, 눈 비비지 말아야


굿모닝백이안과 백태민 대표원장은 "봄철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안질환이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라며 "눈의 피로가 심해지면 면역력이 저하돼 결막염에 더 자주 걸린다"고 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황사와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이 눈의 결막에 접촉, 과민반응을 유발해 발생한다. 걸리면 눈이 가렵거나 눈물이 나고, 눈곱이나 끈끈한 분비물이 나온다. 심한 경우에는 눈이 붓기도 한다.

흔히 안구건조증과 헷갈려 잘못된 대처로 증상을 악화시키게 된다. 안구건조증과 달리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아무리 인공 눈물을 써도 나아지지 않는다. 피로하지 않은데도 눈이 심하게 충혈되고 따갑다면 일단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외출을 하지 않는 것이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 눈을 보호할 수 있는 안경이나 선글라스 등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렌즈는 결막을 자극하고 이물질 배출을 어렵게 하므로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도 이 시기에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눈이 따갑거나 이물감이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손으로 비비는 행동은 말아야 한다. 눈에 자극을 주게 돼 2차 세균감염이 일어나거나 각막에 상처가 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인공눈물을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눈을 씻어내는 게 좋다.

외출에서 돌아왔을 때도 세안 후 인공눈물로 눈을 헹궈내야 한다. 면봉을 이용해 속눈썹 라인을 따라 가볍게 닦아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려움증 등 결막염 초기 증세가 의심되면 얼음찜질로 마사지를 해주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누런 눈곱이 끼거나 충혈이 심하다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백 원장은 "부족한 수분은 점막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유해물질의 침투가 쉽다. 게다가 눈물이 부족하면 눈에 달라붙은 먼지와 오염물질을 씻어낼 수가 없기 때문에 안구건조증이 있는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염, 부비동염, 접촉피부염도 주의해야

봄에 콧물, 재채기 등이 나타나면 감기라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이다. 환절기에는 감기 바이러스도 기승을 부리지만 꽃가루나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알레르기성 비염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처럼 알레르기성 비염도 어떤 자극성 물질이 코 점막 내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염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비염과 함께 코에서 일어나는 알레르기성 질환으로 흔히 축농증이라 부르는 부비동염이 있다. 콧속 빈 공간인 부비동에 있는 점막에 염증이 일어나는 병인데, 특히 아이들이 주의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부비동염 환자 중 31.6%가 9세 이하 아이들이었다.

부비동염은 코감기 이후의 세균 감염 때문에 자주 발생하지만 알레르기성 원인으로 인해 콧속 점액이 이상분비되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고름같은 누런 콧물, 목 뒤로 넘어가는 콧물, 코막힘, 기침 등을 호소하며 심해지면 몸에 열이 난다.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도 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이 피부에 닿았을 때 붓거나 가려워지는 질환인데, 날씨가 따뜻해지면 더 주의해야 한다. 자외선이 강해지면서 피부 자극이 심해지는데다 기온이 높아지고 건조해지면 피지 분비가 많아져 유·수분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세먼지나 황사까지 날리면 노출 부위에 자극이 더 심해진다. 피부가 가렵고 빨갛게 변하고, 수포나 부스럼이 생길 수도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부비동염, 접촉피부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역시 가능한한 외출을 삼가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장시간 외출 시에는 긴팔 옷을 입어 대기 또는 자외선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보습제를 바르는 것도 필요하다. 외출 후에는 샤워를 해 외부 오염 물질을 씻어내는 것이 좋다. 1주일 이상 증상이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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