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초록 봄-실내 식물 관리 요령] 햇살 노출은 천천히, 물은 충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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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 식물이 왕성하게 자라는 이맘때 물을 충분히 줘야 한다. 물은 화분 밖으로 흘러 나올 정도로 흠뻑 주는 게 좋다.

사람만 봄날 기지개를 켜는 게 아니다. 실내 식물도 웅크린 생장을 시작한다. 동사가 걱정돼 거실로 이사시켰던 놈들도 햇빛 따사로운 베란다로 원대복귀하는 시기다. 분갈이를 해야 하고, 가지치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맘때의 관리가 걔들의 일년 건강을 좌우한다. 귀한 자식 키우듯 애지중지 관리해도 좋겠지만 기본만 해 줘도 튼튼히 자란다. 그게 걔들의 생명력이다. 실내식물 관리 요령을 알아봤다.


물 오전 중에 넘쳐 나오게 주도록

■햇빛 쐬기와 물주기

"서서히 길들이세요." 부산시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팀 박미진 씨의 권고다. 겨우내 거실에 뒀던 식물을 밖으로 내놓을 땐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하라는 얘기. 말 못하는 식물도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길들이는 시간은 대략 일주일. 반대의 경우도 있다. 벤자민 고무나무 같은 식물이 그 예. 강한 햇빛에서 키운 후 실내에서 감상하는 벤자민 고무나무 역시 완충 단계를 거쳐야 한다. 노지나 온실에서 실내로 옮길 때 한동안 그늘에 둬야 한다.

다음은 물 주기를 살펴보자. 4월에 물을 충분히 먹지 못하면 생육에 지장이 생긴다. 특히 수분을 많이 필요로 하는 허브와 관엽은 목 타게 놔 뒀다간 큰일이다. 물을 얼마나 줘야 할까. 오전 중에 물을 주되 15% 정도가 화분 밖으로 흘러나오도록 한다. 흠뻑 주면 된다.

물 주는 시기? 나무젓가락으로 흙을 1~2㎝가량 찌른 후 나무젓가락에 물기가 있는지 확인하면 그만이다. 물기 없으면 물 주고, 물기 남았으면 그대로 둔다. 물론 원칙이 이렇다는 뜻이다. 식물별로 수분 선호도가 다르다. 화분을 늘 습한 상태로 유지해야 하는 식물은 구즈마니아, 아디안텀, 안스리움, 마란타, 몬스테라, 네펜데스, 세페러스, 드라세나, 코르딜리네, 고무나무다. 화분 표면이 말랐을 때 물을 주는 식물은 헤데라, 아크메아, 호야, 아글라오네마, 아레카야자, 디펜바키아, 스킨답시스, 관음죽이다.

알고는 있자. 물 주기는 여름철과 겨울철이 다르다. 여름엔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에, 겨울엔 오전 10시~오후 2시가 적합하다.


뿌리는 1/3 정도 제거해야

■분갈이와 화분 고르기

통상 분갈이 시기는 1년에 1번, 봄철이다. 분갈이를 안 하면 식물 뿌리 부피가 커져 뻗어나갈 토양이 부족해진다. 토양 내 양분도 마찬가지. 더구나 수돗물 무기염이 축적돼 식물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분갈이 방법은 이렇다. 기존 화분보다 지름이 3㎝ 정도 큰 화분과 배양토를 준비한다. 화분 가장자리를 가볍게 두드려 흙과 화분 사이를 벌린다. 흙을 뺀 후 뿌리에 붙은 흙을 털어낸다. 뿌리를 3분의 1 정도 제거하고 묵은 뿌리를 정리한다. 새 흙을 넣고 원래 심은 위치까지만 흙을 채운다.

화분 재질은 크게 플라스틱, 도자기, 테라코타로 구분된다. 플라스틱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화분 속 온도가 쉽게 올라가는 단점이 있다. 도자기는 멋스럽지만 무겁고 잘 깨진다. 테라코타는 외부 공기가 잘 통해 과습 우려가 없으나 흙이 빨리 건조해진다. 재질 특성을 염두에 두고 고른다.



꽃이 진 후에 주어야 효과적

■비료 주기와 가지치기


비료는 식물이 한참 자랄 때 주는 게 바람직하다. 지금 이 시기다. 애정이 지나쳐 너무 많이 주기 쉬운데 절대 금물. 소금 절인 배추 숨 죽듯 맛(?)이 갈 수 있다. 비료 주는 양을 모르겠다? 액체형 비료보다 고체형 비료를 권한다. 흙 위에 깔아두면 물을 줄 때마다 천천히 녹아 영양분이 공급되니 편하다. 봄에 꽃이 피고 지는 화목류, 숙근초, 구근류는 꽃 져야 몸이 굵어지는 까닭에 꽃이 진 후 비료를 주는 게 효과적이다. 생육이 약하다 싶으면 잎에 비료를 주는 엽면 시비(施肥)가 적당하다. 시비는 봄부터 가을까지만 한다. 겨울은 식물도 휴면기다. 쉬어야 한다. 분갈이 역시 겨울은 피한다.

가지치기로 고민하는 사람이 꽤 있다. 어디를, 얼마만큼 자를지 머뭇거려진다. 가지치기는 꽃이 펴서 진 걸 골라 꽃대까지 자른다. 꽃대가 남아 있으면 이 녀석이 양분을 빨아들여 전체적인 식물 생장을 방해한다. 병해충 피해를 입은 가지도 없애야 한다. 가지치기의 요점은 통풍과 햇빛이다. 식물 밑동이 빽빽하면 바람이 안 통해 썩는다. 바람 통로를 만들듯 가지를 친다. 이렇게 하면 햇빛도 많이 든다.


마요네즈·식초액 이용 제조

■친환경 병해충 방제


병해충을 막기 위한 약제를 집에서 만들 수 있다. 집 안에서 쓰는 약제라 아무래도 유기농 작물보호제가 더 안심이다. 도시농업코디네이터 정영란 씨가 난황유, 마요네즈 희석액, 식초액 제조법을 들려줬다.

우선 난황유. 물 0.1L에 달걀 노른자 1개를 넣고 1~2분간 분쇄기로 간다. 식용유 6㏄(소주잔 1잔)를 넣고 다시 분쇄기로 5분 이상 강하게 갈면 된다. 만든 난황유에 물 20L를 부어 희석해 사용한다. 다음은 마요네즈 희석액. 마개 있는 빈 통에 마요네즈 100g과 마요네즈가 잠길 정도의 물을 넣고 위아래로 흔든다. 물 20L를 탄다. 병이 발생한 식물의 잎 앞뒤 면에 약액이 흘러내릴 정도로 충분히 살포한다. 식초액을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식초에 물을 부어 약 100배 희석시키면 끝. 흰가루병과 같은 병해충에 쓰면 된다. 이들 약제는 식물이 병 들기 전 한 달에 1~2차례 꾸준히 살포하는 게 좋다.

임태섭 기자 tslim@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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