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초록 봄, 테라리움 만들기] 파릇파릇… 작은 내 집에 핀 '싱그러운 정원'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난 8일 오전 부산 기장군 홈플러스 정관점에서 열린 '테라리움 만들기'에서 수강생들이 이날 배운대로 자기만의 테라리움을 만들고 있다.

아파트 생활이 대부분인 삭막한 도시생활을 하면서도 계절이 바뀔 때면 집 안에 초록 화분 하나쯤은 들이고 살아야겠다고 늘 마음먹는다. 정원은 가꾸고 싶은데 딱히 공간이 없거나 바쁜 현대인에게 딱 어울리는 미니 정원 '테라리움'이 있다. 지난 8일 부산 기장군 홈플러스 정관점에서 열린 '그린 인테리어 생활 꽃꽂이반'의 1일 특강 '테라리움 만들기' 강좌를 다녀왔다. 이날 강사는 하수화훼연합회 원정회 신지영(원예치료사·꽃꽂이 강사) 회장.

유리용기에 배양토 꾹꾹 눌러넣고
색돌·용토 얹은 후 식물 식재
공기정화도 되고 보기에도 좋고
'정원' 완성하는 데 20분이면 OK

■테라리움(Terrarium) 정의와 만드는 방법


"테라리움은 라틴어로 땅을 뜻하는 '테로(terro)'와 방이라는 의미의 '아리움(arium)'이 합쳐진 말입니다. 투명한 용기에 서너 가지 식물을 넣어 키우는, 일종의 실내 가드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테라리움에서 자라는 식물은 실내의 약한 광선을 받아 광합성을 하면서 호흡을 하고요, 양분은 수분과 함께 용기 안의 흙에서 흡수하기 때문에 일반 화분처럼 매일 물을 준다거나 생육에 따른 비료나 영양분을 따로 공급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신 생장 속도는 느릴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테라리움 설명에 이어 만들기 시범이 시작됐다.

"저는 이번 테라리움에서 바다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나중에 개인적으로 '색돌'을 구입할 때도 너무 가는 건 좋지 않고요, 모래 굵기 다음 정도가 적당할 겁니다. 그래야 자유로운 무늬 표현이 가능해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①준비한 유리 용기 맨 밑바닥에 맥반석을 3㎝ 정도의 두께로 깔았다. 일종의 배수층 역할을 하면서도 물 정화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②준비한 용토를 용기 안에 넣었다. 흙의 두께는 용기와 식물의 크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이날은 3푼 정도로 쌓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반 흙이 아닌 배양토를 사용하는 것. 시중에 판매 중인 배양토는 열처리가 다 되어 있기 때문에 오염도가 낮다고 했다.

"만약 작업을 하다가 배양토가 모자란다고 산에 있는 것 그대로 갖다 쓰면 절대 안 됩니다. 아무래도 개미랑 벌레가 있을 수 있거든요."

용토를 사용함에 있어서도 주의할 점은 또 있었다.

"일반적인 식물을 심을 땐 뿌리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절대 누르지 말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테라리움에선 달라요. 다지는 정도로 흙을 꾹꾹 눌러 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흙과 색돌이 섞이지 않아요."

다음 작업은 ③플라스틱 숟가락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듯 색돌을 넣는 순서였다.

"앞뒤 그림을 봐 가면서 하세요. 한쪽으로 쏠려서도 안 되고요, 유리 벽면 쪽으로 살살 떠 넣으세요. 색돌은 너무 얇게 깔면 나중에 물을 줄 때 층이 내려가서 색이 묻혀 버려요. 약간 도톰하게 하는 게 좋습니다."

테라리움에서 숟가락을 사용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워낙 가는 모래를 사용해서 무늬를 만드는 데다 한 번 모양이 만들어지면 수정이 거의 불가능했다. 신 회장의 말처럼 그만큼 섬세한 작업이었다.

색돌로 그림을 다 그리고 난 뒤에는 ④그 위에 다시 용토를 넣었다.

"색돌을 많이 넣으면 사람들에겐 시각적으로 좋겠지만 식물한테는 별로 좋지 않겠죠. 그래서 저는 색돌 아래위로 흙을 많이 썼습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흙의 높이 조절. ⑤식물을 심을 방향과 위치를 잡고, 뿌리가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흙을 채워 넣었다. 오른손잡이가 많은 한국인을 고려, 왼쪽에 상대적으로 키가 큰 식물을 둔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⑥마사토와 장식돌, 숯 등을 얹어서 테라리움을 완성하고 물을 주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흙은 너무 끝까지 채우지 마세요. 답답하게 보일 수 있어요. 식물 심는 순서는 크게 상관 없고요. 붉은색 식물은 시각적으로 편안함을 주기 위해 가운데 두었어요. 마사토는 꼭 씻어서 넣어야 합니다. 먼지가 많이 나오거든요. 마사토와 장식돌은 꼭 넣지 않아도 되지만 흙을 눌러 주는 효과도 있고, 장식적인 의미도 있어요."

드디어 테라리움 하나가 완성됐다. 신 회장의 시범으로는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정말 간단하죠. 재료 준비가 신경 쓰일 순 있지만 공기 정화도 되고 시각적으로도 작은 정원을 꾸민 것 같아 마음도 편안할 겁니다. 물도 열흘에 한 번 정도만 주면 되고요. 각자 집에서도 한번 도전해 보세요."



■테라리움 종류와 재료 구하기

테라리움은 크게 밀폐식과 개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유리 용기의 뚜껑이 있고, 없고의 차이인데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밀폐식의 경우 내부 습도가 높기 때문에 습기에 잘 견디는 식물이 유리하다. 대신, 너무 습하면 곰팡이가 생길 우려가 있다. 개방식 테라리움은 물 주기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육안으로 봐서 흙색이 검은색이 되면 종이컵으로 3과 2분의 1 정도의 물을 천천히 가장자리 쪽으로 주면 된다. 

'가든하다'에서 시판 중인 '테라리움-잠깐만 쉬어'.

테라리움 재료(식재 식물, 배양토, 색돌, 마사토, 맥반석, 숯, 장식돌 등)는 부산 두구동 화훼단지 등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다. 혼자 만들기엔 판매 용량이 큰 편이어서 몇 사람이 공유하거나 문화센터 특강 등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기호에 따라서 피규어 등을 장식하기도 하고, 용기는 각종 주방 용품을 활용하기도 한다. '가든하다' 같은 인터넷 사이트(store.gardenhada.com) 등에선 각각의 재료와 자세한 매뉴얼이 들어 있는 '테라리움 키트'를 판매(3만 1천600원~3만 5천700원)하기도 한다.

한편 이날 강좌에 직접 참여한 조미영 주부는 "직접 해 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면서 "선물하기도 좋고, 집에 가져가 TV 옆에 두고 싶다"고 뿌듯함을 전했다. 글·사진=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