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천 상류 결국 '콘크리트 박스'로 덮이나
부산시가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산성터널 공사를 위해 부산의 대표적 생태하천의 하나인 대천천의 일부 구간에 대한 복개를 강행하고 나서 생태환경 훼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산시 건설본부는 10일 오후 기공식을 갖는 산성터널 공사를 위해 북구 화명동 화명계곡~대천천 200m 구간을 콘크리트 박스로 만들 계획이다. 해당 구간은 전체 대천천 5.6㎞ 중 상류로 이 구간은 사실상 복개천이 되는 셈이다.
건설본부는 화명 그린숲속아파트에서 산성터널 본선으로 진입하는 도로가 이곳을 지나게 되는데 대천천의 수위가 진입로보다 높아 어쩔 수 없이 구조물인 콘크리트 박스를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산성터널 진입로 공사
화명계곡 쪽 200m 복개
"금정산 생태계 망가진다"
환경단체·주민 강력 반대
부산시 "문제 없다" 강행
하지만 복개 공사에 대해 환경단체와 마을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대천천은 인근에 아파트와 등산로까지 있음에도 생태하천의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부산에서 사람과 자연이 이토록 잘 공존하고 있는 지역은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2012년 10월 환경단체들이 벌인 생태조사에서 쇠살모사, 북방산개구리, 버들치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뱀, 개구리 등의 상위 포식자는 건강한 생태에서만 발견된다. 또 대천천은 은어가 발견되는 소중한 장소다. 게다가 복개될 화명계곡~대천천으로 이르는 구간은 불송곡이 있어 주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대천천네트워크 강호열 사무처장은 "200m 구간이 복개천이 되면 대천천 전체의 생태가 바뀌게 된다"며 "부산시가 매년 복개천을 회복시키는데 수많은 예산을 쓰면서 잘 보존되고 있는 대천천을 이렇게 망가뜨리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고향의 강 조성사업 2건, 생태하천조성사업 3건, 생태하천복원사업 5건 등 수많은 하천 관련 사업을 하고있다. 이름은 다르지만 복개된 하천과 생태계 복원이 핵심이다. 2018년까지 투입되는 예산만 국비를 포함해 모두 1천913억 원에 이른다.
대천천 일부구간을 복개하는 방안은 2013년 1월 환경영향평가를 받고 , 지난해 8월 30일 착공에 들어가야 했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연기됐었다. 주민들은 2년간 대천천의 복개 문제와 인근 환경 문제를 거론했지만 부산시는 기존의 계획안에 큰 문제가 없다며 사업을 끌고 왔다.
부산시 건설본부 관계자는 "복개로 인해 수질이 나빠질 것에 대비해 콘크리트 박스 안에 물이 낙차 있게 흐르도록 만들어 공기가 충분히 유입되도록 할 계획"이라며 "이 구간은 유량이 적고 복개의 구간도 짧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