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구조 변형되는 '팝콘브레인'도 □□중독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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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증상과 예방

요즘 청소년들에게 스마트폰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부모들은 불안하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공식적으로 우리나라 청소년 4명 중 1명(25.5%)이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에 속해 있다고 발표한 이후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범상히 넘길 일이 아닌 것이다.

도박·알코올중독 같은 질환
거북목·망막 손상·우울증…
신체·정신적 후유증 심각

문제 해결에 부모 역할 절대적
억지로 사용 막지 말고
스스로 조절토록 지도해야

■신체·정신적 질환 초래할 수도


중독은 중독 자체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상의 해를 끼치게 된다. 스마트폰 중독이 아이들의 건강에 어떤 해를 끼칠까? 한국정보화진흥원 인터넷중독대응센터의 경고가 있다. 거북목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 스마트폰 블루라이트, 디지털격리증후군, 팝콘브레인 등이다.

거북목 또는 손목터널 증후군은 스마트폰의 과다 사용으로 목 또는 손목이 뻣뻣해지는 등 관절에 이상이 오는 것을 일컫는다. 블루라이트는 푸른 빛의 가시광선을 말한다. 스마트폰의 액정화면에서 발산되는 블루라이트를 오랫동안 쬐면 눈의 피로, 두통, 불면증,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망막 손상과 황반변성도 발생시킨다는 주장이 있다. 디지털격리증후군은 가족 모임 등 주변 상황엔 아랑곳 않고 스마트폰에만 집중하는 현상을 말한다.

팝콘브레인은 사실이라면 꽤 심각한 현상인데, 뇌구조가 변형된다는 의미다. 스마트 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면 뇌에서 생각 중추를 담당하는 회백질의 크기가 줄어드는데, 그리 되면 톡톡 튀어 오르는 팝콘처럼 즉각적인 현상에만 반응할 뿐 다른 사람의 감정 또는 느리게 변하는 현실에는 무감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충동조절 기능 장애 유발

이 밖에도 스마트폰의 일방적인 자극이 뇌 중 언어, 글자, 논리 등을 담당하는 좌뇌만 발달시키고 공간, 창의, 그림 등을 담당하는 우뇌의 발달은 저하시킨다는 우뇌증후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학적으로 정확하거나 확립된 용어가 아니라면서도 스마트폰의 중독이 아이들의 정신적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에는 공감한다.

특히 감정을 조절하고 억제하는 뇌의 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 스마트폰의 영상 자극을 과도하게 접하면 충동조절기능에 곤란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 스마트 기기에 빠진 아이의 뇌파를 측정한 결과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증상을 보이는 아이와 유사한 뇌파를 보인다고 보고되기도 했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제욱 교수는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도박 중독이나 물질 중독과 같은 중독질환의 일종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신체적 질환과 동시에 불면증, 사회적 기능 저하, 우울증이나 불안 등과 같은 정신과적인 문제를 가질 위험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가진 청소년들 중 20%가 자살사고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살 시도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도움받을 기관 찾는 것 중요

그렇다면 이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우선 해야 할 것은 내 아이가 스마트폰 중독인지 아닌지 점검하는 일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인터넷중독대응센터가 제시하는 점검표(표물 참조)가 있다. 스마트폰의 지나친 사용으로 학교 성적이 떨어졌는지, 사용할 수 없으면 견디기 힘들다는 것인지, 사용시간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묻는 15개 질문에 답을 하고 총점을 매기는 방식이다.

만일 이미 아이의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한 수준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인터넷중독대응센터 인터넷 홈페이지(www.iapc.or.kr)를 활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스스로 세우는 스마트폰 사용계획', '건강한 스마트폰 활용 가이드라인' 등의 정보를 안내해 놓고 있다.

하지만 아이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 해결에는 부모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김민경 남서울대 아동복지학과 교수가 지난해 5월 발표한 논문 '부모와의 정서적 유대와 휴대폰 중독'을 보면, 부모의 권위주의적 양육 태도가 아이들의 휴대폰 중독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부모의 권위주의적 양육 태도가 부모와의 정서적 유대감을 떨어뜨리면서 아이의 충동성에 직접적 영향을 주고 있고, 그 결과 아이의 휴대폰 중독에도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밝혔다.

아이의 건전한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위해서는 부모가 강제로 아이를 압박하기보다는 자녀가 스스로 제어할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강압적으로 사용을 자제하면 자녀의 조절능력을 키워주기보다는 분노감을 느끼게 하거나 스마트폰을 더 갈구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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