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 호랑이보다 더 강한 검치호는 왜…
입력 : 2014-03-29 07:54:18 수정 : 2014-03-31 09:09:02
사라진 동물들의 비밀 / 장순근
화석으로 재현된 멸종 동물인 글립토돈. 리젬 제공'글립토돈'. 생소한 이름의 이 동물은 독일 자동차 폭스바겐과 비슷하게 생겼다. 만약 살아 있었다면 오늘날 아르마딜로와 가까운 친척이다. 몸길이는 3.3m, 어깨높이는 1.5m, 무게는 2t으로 거대하다. 글립토돈의 몸은 2.5㎝ 두께의 둥그스름한 다각형 골판이 1천 개나 덮여 있다. 큰 거북처럼 보이는 이유다.
글립토돈은 거북과 달리 머리와 목이 짧고 목을 집어넣지 못했다. 대신 헬멧 같은 머리 위에도 골판이 있어 머리를 안전하게 보호했다. 글립토돈의 생김새는 우스꽝스러웠지만 목을 등껍데기 쪽으로 당기고 몸을 웅크리면 다른 동물들이 쉽게 잡아먹을 수 없었다.
이 동물은 주로 남아메리카 늪지에서 천천히 움직이며 살았다. 척추동물이라 등뼈, 어깨뼈, 엉치뼈가 다 있었다. 골판에는 신경과 핏줄이 지나가는 작은 구멍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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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진 동물들의 비밀 / 장순근 |
글립토돈은 1만 년 전에 사라졌다. 사람들이 글립토돈의 고기를 식량으로 먹으면서 개체 수가 점점 줄어들었다. 글립토돈의 둥근 껍데기는 눈과 비를 피하는 은신처를 만들거나 곡식을 덮어놓는 뚜껑으로 사용했다.
'사라진 동물들의 비밀'은 지금부터 5만 년 이내에 멸종된 동물 16종과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 6종의 이야기를 담았다. 글립토돈, 검치호, 북극 바다소, 마스토돈, 도도새 등 이름도 낯설고 실제로 볼 수도 없는 동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기후나 환경 변화에 대한 부적응, 인간의 무분별한 사냥이나 밀렵으로 사라졌고 사라져가는 동물들이다.
호랑이보다 더 강한 동물 '검치호'를 보자. 호랑이와 비슷하지만, 호랑이보다 강하고 무서운 이빨과 턱을 가졌다고 한다. 발굴된 검치호의 뼈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검치호의 뼈에서 부서지거나 다친 흔적을 볼 수 있다. 놀라운 사실은 그런 흔적들 대부분이 다시 살아났다는 점이다. 건강한 검치호가 뼈를 다친 검치호를 돌봐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검치호가 사자처럼 무리를 지어 살았다는 추측도 나온다.
검치호가 지구에서 사라진 것은 1만 1천 년 전이다. 지구에서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면서 검치호가 주로 먹던 매머드와 마스토돈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인디언들의 사냥 역시 검치호의 멸종을 앞당겼다.
전 남극 월동대장이었던 저자는 왜 멸종 동물 이야기를 하는 걸까? 단 한 종의 생물들조차 사라진다면 생태계 균형이 쉽게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라져버린 종들은 다시 되살릴 수 없다. 이러한 환경 문제를 그대로 내버려둔다면 피해를 보는 쪽은 결국 우리 인간이다. 저자는 "생태계의 균형과 조화로움이 우리 환경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초등학생용. 장순근 글/정현희 그림/리젬/68쪽/1만 2천 원. 김상훈 기자 nea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