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를 불황에 실망 좌파에 등돌린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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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집권 사회당(PS)이 지방선거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23일(현지시간) 실시된 프랑스 지방선거 1차 투표 직후 공개된 여론조사기관 BVA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회당을 포함한 좌파는 43%의 득표율로 48%를 얻은 대중운동연합(UMP) 등 우파에 뒤진 것으로 조사됐다.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은 7%의 표를 얻는 것으로 나타나 1972년 창당 이후 최고로 선전했다.

지방선거 43% 득표 우파에 져
극우 정당 창당 이후 최고 지지
올랑드 국정운영 상당한 제동
높은 실업률·범죄율 반영된 듯


여성 후보 2명이 나서 역사상 첫 여성 시장 탄생을 앞둔 파리 시장 선거 1차 투표에서는 대중운동연합의 나탈리 코쉬스코 모리제 후보가 35.2%를 얻어 34%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집권 사회당의 안 이달고 현 파리 부시장을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론조사기관 IPSOS는 30일 치러지는 2차 결선 투표에서는 파리 시의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이달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프랑스에서 시장은 지방의원들이 뽑는 간접선거방식으로 결정된다.

이번 선거는 올랑드 대통령 집권 2년 만에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란 점에서 올랑드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띠고 있다. 하지만 30일 치러지는 지방선거 2차 결선 투표에서도 집권 사회당의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최종 결과가 사회당의 패배로 나오면 국정운영에 상당한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회당이 이처럼 부진한 선거 결과를 얻은 큰 원인은 경기 불황에서 찾을 수 있다. 프랑스는 경기 침체와 기록적인 실업률, 범죄 증가 등으로 국민 불만이 높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제규모 2위 국가인 프랑스는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경제 회복이 지체돼 '유럽의 병자'라고 불릴 정도다.

많은 공공부채 등으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에 그쳤고. 지난해 4분기 실업률은 10.2%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프랑스 실업자 수는 330만 명, 올해 1월에는 331만 명으로 매달 사상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2012년 5월 취임 당시 60%가 넘던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도는 현재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은 20% 안팎까지 떨어졌다.

사회주의적 색깔을 뚜렷이 보이던 올랑드 대통령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선 복지정책 대신 친기업 정책을 발표하면서 경제살리기에 나섰다. 대대적인 방향 전환을 예고한 것이었지만 그에 앞서 불거진 대통령의 스캔들로 의미가 퇴색되기도 했다. 올랑드 대통령의 친기업 정책이 당 내외의 저항을 극복하고 얼마나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2008년 지방선거 1차 투표때 0.9%를 얻는데 그쳤던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은 7%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전선 사무총장 스티브 브리와는 프랑스 북부 에낭보몽에서 50.3%의 득표율로 절대 과반을 얻어 시장에 당선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전선은 기성 정치권과 유럽연합(EU), 세계화에 대한 유권자의 반감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이날 50% 이상을 득표한 후보가 없는 선거구에서는 10% 이상 득표자를 대상으로 일주일 뒤인 30일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강승아 기자 seung@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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