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人] 박수영 부산청소년어울림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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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여행 안내하는 '별에서 온 남자'

박수영 부산청소년어울림센터장이 "천체관측 등 청소년들이 정열을 쏟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방송된 후 젊은 연인 등 시민과 관광객이 부산시민천문대를 더욱 많이 찾고 있습니다."

10여 년 동안 시민천체관측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박수영(30) 부산청소년어울림센터장. 그는 매주 토요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부산시민천문대(옛 금련산천문대)에서 천체관측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200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연 5회 '찾아가는 천문대' 행사, 매달 2회(둘째, 넷째 금요일) 가족들에게 별자리와 행성 등을 보여 주는 별밤가족사랑 프로그램 등을 열고 있다. 또 매일(월요일 휴무) 오후 9시부터 30분간 부산시티투어 관광객에게 천체관측서비스를 제공, 소중한 추억 만들기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10여 년간 별 관측 봉사
부산시민천문대서 활동
광안리 야경과 별 관측땐
"아름다운 부산" 감탄사

"시티투어 관광객이나 시민들의 스마트폰을 천체망원경 렌즈에 대고 달사진 등을 찍어 줍니다. 또 광안리의 멋진 야경과 함께 별을 보여 주면 모두 행복해하며 '부산은 정말 아름다운 도시'라고 감탄합니다. 이때 부산 야경 및 별관측 홍보대사가 된 듯한 자랑스러움을 느낍니다."

1984년 부산에서 태어난 박 센터장은 연제구 연산동 연신초등 6년 때 을숙도 별축제에 참가해 천체망원경으로 달과 목성 등을 보고 그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연천중 1년 때 당시 황령산 야영장의 천문동아리회원 모집 공고를 보고 바로 가입했다. 이때부터 토요일 저녁마다 별관측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행사 때마다 야영객들이 찾아와 '별 좀 보여 주세요'라고 관심을 보였습니다. 재능기부차원에서 시민대상 공개관측회를 개최하자고 수련원에 건의, 2000년부터 시민천체관측회를 열기 시작했습니다."

2001년 천문대장을 맡은 박 센터장은 "시민천문대 오픈식 때 천체관측회를 '은하축제'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홍보가 안 돼 포스터를 직접 만들어 학교와 집앞 골목에 부착했습니다. 점점 찾는 사람이 늘어났습니다. 특히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목성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처음 알았다' '토성 고리를 처음 봤다'고 감탄할 때는 정말 뿌듯했습니다."

그러나 낭만적으로 보이는 천체관측 봉사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겨울철과 여름철이 가장 힘듭니다. 산에서 보통 3시간 동안 봉사해야 하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감기를 항상 달고 살다시피 하고, 여름철에는 산모기에 물려 얼굴과 팔다리가 퉁퉁 붓기 십상입니다. 기피제를 뿌리지만 산모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2003년 동명정보대 경영정보학과에 입학한 후 청소년자원봉사활동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당시 금련산청소년수련원 담당자의 추천으로 부산청소년자원봉사센터의 대학생지도자 모집 때 참가해 1년간 전국 16개 도시 대표들과 함께 청소년문화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2005년에는 APEC 성공 개최기념 대한민국청소년어울림축제를 광안리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었다. "서울과 대구 등에서 자원봉사자 400명이 모였지만 갑자기 기업체 지원이 무산되면서 부모님께 2천만 원을 빌려 행사를 치렀습니다. 나중에 그 빚을 갚는다고 해양스포츠 강사와 레스토랑 서빙 등 2년간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습니다."

박 센터장은 이때 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경기대 일반대학원 청소년학 석사과정에 들어갔다. 그러나 학업 중에도 주말마다 부산에 내려와 천체관측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졸업 후 2011년 부산지역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비영리단체인 부산청소년어울림센터를 열었다. 2012년 여성가족부의 지원을 받아 '나는 천문지도자'를 개최했다. 지난해에는 부산시의 지원으로 '별빛데이트'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천문대를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저소득층 청소년 대상 별자리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청소년들의 반응이 좋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부산은 정말 살기 좋은 곳이지만 청소년들이 즐길 만한 곳이 너무 없습니다. 천체관측 등 청소년들이 정열을 쏟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앞장서고 싶습니다." 임원철 기자 wcl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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