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이렇게 해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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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부산시민센터에서 열린 학교폭력 예방 세미나 장면.

"엄마, 오늘 우리 반에서 학교폭력이 있었어."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주형영 씨는 최근 가슴이 철렁했던 일을 소개했다.

새 학년으로 올라간 아들이 같은 반 친구 둘이 지나가다 비키라고 했다는 이유로 시비가 붙어 서로 죽인다고 흉기를 찾고 싸웠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며칠 뒤 "그 친구들이 어떻게 됐느냐"고 물으니 "아무렇지도 않게 놀고 있다"더란다. 주 씨는 "예전에는 싸움이라고 표현됐던 일이 '학교폭력'이라고 정의되는 순간, 가해자·피해자가 나뉘고 그 결과는 징계와 처벌로 나타나게 된 게 아니겠느냐"고 물었다.

14일 부산시민센터 세미나
'평화로운 학교 만들기' 개최
공동체 협약 등 사례 소개


지난 14일,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부산시민센터에서는 '멈춰! 학교폭력, 예방이 우선이다!'라는 제목으로 평화로운 학교만들기 세미나가 열렸다. 참교육학부모회 부산지부와 전교조 부산지부, 부산학부모연대 준비위,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가 주최해 예방 중심의 학교폭력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서울 국사봉중학교에서 실시 중인 '공동체 생활 협약 만들기' 사례가 소개됐다. 학생은 물론 교사, 학부모까지 세 주체들이 6개월 동안 끈질긴 토론을 통해 각각의 생활 협약을 만들고, 매달 1회 2시간 동안 열리는 학급 자치활동과 월 1회 체크리스트를 통해 협약을 얼마나 지켰는지 성찰하고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학생들끼리 만든 생활 협약에는 수업 태도와 두발, 언어예절, 복장 등이 포함됐다. 학부모 생활 협약에는 하루에 5분씩 손잡고 대화하기, 충분히 잠을 자도록 배려하기 등이 들어갔다. 교사 21명은 생활 협약을 위한 프로젝트 수업 계획을 만들어 교과 시간에 글쓰기, 말하기, 토론하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생활 협약을 생각해 보도록 했다.

충북 청주의 마을교육공동체연구소 문재현 소장이 소개한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 '평화샘 프로젝트'도 큰 호응을 얻었다. 놀이와 교실 평화 4대 규칙(우리는 괴롭힘 상황에서 서로를 도울 것이다, 우리는 괴롭힘이 있을 때 서로에게 알릴 것이다, 우리는 혼자 있는 친구와 함께할 것이다, 선생님은 평화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 왕따 예방 역할극 등을 통해 학교폭력 '방관자'를 '방어자'로 바꾸고, 이를 학교와 마을 단위로 적용해 평화 학교·마을 만들기로 확대해 나갈 수 있다는 내용이다. 평화샘 프로젝트는 서울, 전북 등에서 진행돼 일진과 왕따 문제 해결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 편국자 부산지부장은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처벌 중심 제도들이 아이들을 오히려 가두는 결과가 된 것은 아닐까 하는 비판적 시각으로 예방에 중심을 둔 학교폭력 세미나를 마련했다"면서 "앞으로 아이들을 위한 학교폭력 대책을 촉구하는 한편, 학교폭력이 내 아이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학부모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최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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