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 썰물] 부산 뿌리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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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학으로서의 부산학(Busan Studies, Busanology)이 본격적으로 논의된 때는 1993년이다. 사회학자 김성국이 목요학술회가 펴낸 '부산학 연구의 방향과 과제'에서 "부산학은 부산의 역사적 형성 과정과 현재적 과제를 분석하여, 부산의 특성과 정체성을 발굴하며, 나아가 미래 부산 발전의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부산이 당면한 시대적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이론적·실천적 논리를 공급하는 학문"이라고 규정하면서다.

부산학은 서울학 인천학 호남학 영남학 등과 어깨를 견주면서 지역민들이 지역의 주체성과 정체성을 찾는 데 이바지해 왔다. 지역이란 말의 모호함과 지방이란 용어의 선입견을 피할 수 있는 '로컬'이라는 개념에 주목한 로컬리티(Locality) 연구도 부산학의 지평을 넓혔다. 2000년대 중반부터 로컬의 시점으로 장소와 공간을 이해하고 부산의 삶을 해석하는 이론 틀을 모색해 온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의 노력이 그것이다.

새 학기를 맞아 대학가에 '부산학 열풍'이 불어 화제다. '부산학의 이해'(동아대), '부산의 역사와 문화'(부산대), '부산과 세계'(동의대) 등의 과목이 속속 개설된 것. 다음 달부터 부산박물관과 남부교육지원청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박물관에서 만나는 부산 역사 이야기'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부산시에서 이달 안으로 부산에 대한 자긍심과 애향심을 고취할 목적으로 '부산 뿌리 찾기 위원회'를 출범시킨다는 소식도 들린다.

되돌아보면 부산학을 비롯한 '부산 뿌리 찾기'는 지방자치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지방자치시대를 본격적으로 개막한 1995년 6월 27일 기초의회 의원 및 단체장과 광역의회 의원 및 단체장의 4대 선거를 앞두고 국가/중앙중심주의에 맞서 지방중심주의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다. 오는 6·4 지방선거가 지역의 주체성과 정체성이라는 지방자치의 초심을 되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성원 문화부장 fores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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