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태의 요가로 세상 읽기] 20. 활 자세
요통·변비·소화 장애 해소에 효과
박해일, 류승룡, 문채원이 주연한 영화 '최종병기 활'(2005) 때문에 한동안 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적이 있다.
활은 인간의 수많은 병기 중에서도 아주 오래된 것 중 하나다. 특히 칼과 달리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벗어나게 한 도구다. 올림픽에서는 양궁이 유일한 활 종목으로 지정됐지만, 활은 이 밖에도 국궁, 석궁, 각궁, 철궁, 단궁, 죽궁, 목궁 등에서 다양한 모양으로 사용된다.
활은 역사와 함께했다. 건국신화에서 주몽, 이성계는 명궁사로 등장한다. 서양에서도 태양의 신인 아폴론은 활 쏘기의 명수였다. 인도 고전인 바가바드기타에서는 주인공인 아르주나가 최고의 명궁사다. 사랑의 신인 큐피드도 활과 관련 있다. 큐피드와 같은 역할의 고대 인도 신은 '카마'로, 그는 연인들의 심장에 사랑의 화살을 꽂았다.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에도 활 이야기가 나온다.
활은 궁도라는 장르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수련 방법으로도 인기가 높다. 그러나 이와 다르게 활 모양을 통해 신체의 기운을 회전시키는 것도 많다. 요가도 그중 하나다. 특히 활 자세(사진·시연 김규리)는 마음을 넉넉하게 하고 배짱과 담력을 키우는 효과가 크다고 전한다.
복부를 바닥에 대고 엎드린다. 두 손으로 발목을 잡고 두 다리는 하늘로 향한다. 몸이 활처럼 휘어질 때 머리를 뒤로 힘껏 젖힌다. 무게는 오직 배로만 지탱한다. 이 같은 동작을 몇 차례 반복한 뒤 돌아누워, 이번에는 거꾸로 무릎을 두 손으로 쥔 상태에서 몸을 푼다. 이 자세를 반복하면 좌식 생활에서 생긴 요통, 견비통, 두통, 변비, 생리이상, 소화 장애 등이 해소된다.
활자세는 척추가 유연해야 하지만 동시에 힘과 균형도 요구한다. 앞으로 숙이는 것이 겸손의 의미이고, 뒤로 젖히는 자세는 수용과 비상(飛上)을 뜻한다. 그러나 활을 너무 세게 잡아 당기면 부러지 듯 과욕은 늘 삼가야 한다.
"지금 이 순간 무엇을 원하는가? 가슴을 펴고 숨을 고른 다음 의식을 한 점에 모아 목표를 겨누어라. 그리고 일단 떠난 것에는 미련을 두지 말라"는 경구를 떠올리며 활 자세를 취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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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태
부산요가지도자교육센터 (부산요가명상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