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교육 규제, 앞서 공부하는 것 막아서 약 될까? 독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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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교육 규제법 통과를 계기로 개인의 자유와 국가 정책간 갈등에 대해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 수 있다. 사진은 학교 수업 장면. 부산일보DB

요즘 아이들은 학령 전부터 온갖 특기 교육과 선행학습을 시작한다. 입학하면 보습학원에서 복습은 물론 예습까지 하며 '남보다 앞서가기'에 열을 올린다.

선행학습이라는 폭풍은 학교 교육과정의 범위를 넘어 출제되는 상급학교의 시험문제와 대학의 논술 문제, 여기다 남보다 반 걸음이라도 앞서야만 직성이 풀리는 학부모의 욕구가 버무려진 것이다.

비정상적 교육열 제지하려는 시도
되레 사교육 조장 '풍선효과' 우려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선행교육 규제법)'은 이를 보다 못해 만들어진 법률이다.

법률이 발효될 2학기부터는 초·중·고교에서 해당 학년의 교육과정을 벗어난 내용을 가르치거나 시험을 출제하면 학교나 교사는 징계를 받는다. 학원 역시 선행교육을 광고 또는 홍보하는 행위에 대해 규제를 받는다.

그러나 사교육기관의 선행교육에 대해서는 광고제한 정도의 선언적 수준에 그쳤다. 이 때문에 오히려 사교육을 더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학벌주의와 과열 입시경쟁이 여전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어려운 교육과정을 해결하는 등의 근본적 처방 없이 규제 일변도 정책만으로는 법률 취지를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학부모들도 여전히 남보다 미리 많이 학습해 놓지 않으면 내 아이가 경쟁에서 뒤쳐질지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를 버리지 못한다. 이는 학원의 '공포조장 마케팅'과 맞물려 여전히 사교육을 성행하게 한다.

따라서 단순하게 부분적인 규제만으로는 학교 현장의 선행학습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가 걱정할 것은 선행학습이 아니라 선행학습밖에 보지 못하는 '눈'이어야 한다.

학생들의 학력 신장과 '사람다운 사람으로 기르기' 등 교육의 근본적 목적에 주목하면서도 '개인의 선택 자유'와 '공동체를 위한 일률적 규제'의 충돌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과연 국가의 간섭이 '다수를 위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명분으로 충분한 것일까. 어떤 선택이 지혜로운 것이며 최선의 방법일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조윤희·금성고 교사


교과서 따라잡기

최근 국회를 통과한 '선행교육 규제법'과 관련해 개인과 공동체간 관계에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소중함을 인식하고, 개인과 공동체간 조화로운 발전 방안을 탐색하고자 한다. '공동체 속 개인'이 일상 속에서 맞딱뜨리는 삶의 질에 대한 고민과 아울러 이러한 탐색은 매우 의미 있는 성찰이 될 것이다.

인간 개개인이 고유한 가치를 가지는 소중한 존재이면서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존재임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개인과 공동체간에 충돌하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공정한 기준인 '법치에 대한 이해'와 주권자로서 시민의 사회참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학교 내의 다양한 교칙과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규칙과 제약들이 가지는 가치와 한계에 대해 자유로운 생각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부터 개인과 공동체에 대한 이해를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교과 단원: 고등학교 [사회] 2. 공정성과 삶의 질 - 개인과 공동체. 주제2. 개인의 자유와 국가정책

- 교육과정 내용: 개인의 자유와 국가의 정책이 대립하거나 갈등하는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고,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 성취 기준: 개인의 자유와 국가의 정책이 대립하거나 갈등하는 구체적인 사례를 비교·분석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합리적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도출할 수 있다.



생각해보기

1.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규제와 원칙'은 존재할 수 있을까?

2. 표현의 자유와 관련하여 개인의 자유와 국가의 간섭간 경계는 어디까지일까?

3. 국가 정책이 개인의 자유와 조화를 이루며 추진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지혜가 필요할까?


더 찾아보기

■부산일보 기사


-선행교육 금지법 8월 시행, 실효성 있을까(2월 19일자 8면)

-"선행교육금지법에 일선 학교 '한숨'"(3월 5일자 6면)

-"선행학습 금지, 법 따로 현실 따로 안 되게"(2월 19일 31면)

■참고 도서 

-공공선택론 입문(에이먼 버틀러 지음/황수연 옮김/도서출판 리버티)

-대중을 위한 경제학(진 캘러헌 지음/권혁철 외 옮김/도서출판 프리덤월드)

-응답하라 자유주의(안재욱 지음/㈜FKI미디어)

-법(프레데릭 바스티아 지음/김정호 옮김/자유기업센터)

■인터넷 사이트

-생글생글(http://sgsg.hankyung.com/) 418호(2014년 3월 3일) 선행학습 금지하는 게 옳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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