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스코, 부산 첫 'CSV(공유가치창출)' 씨앗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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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스코가 지역 업체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펼치는 상생 전략이 작지만 의미 있는 CSV 사례로 호평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열린 벡스코와 ㈜포디스코리아의 MOU 체결식 모습. 벡스코 제공

벡스코가 새로 도입한 민간 전시기획사(PEO) 인큐베이팅 사업(본보 1월 20일자 14면 보도)이 '공유가치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 사례로 호평을 받고 있다. CSV는 기업이 기부나 후원을 넘어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이윤을 함께 창출하는 활동을 말한다. 2011년 이 개념을 정립한 미국 하버드대 마이클 포터 교수는 기업이 단순히 남은 이윤을 나누는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활동에서 더 나아가 시장의 규모(파이)를 키워 전체 공동체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CSV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벡스코는 이 같은 가치 창출 일환으로 최근 '포디스코리아'의 '대한민국 국제 방위 하이테크산업전'과 '엑스포럼'의 '산업안전설비 및 장비전시회'를 올해 지원 대상으로 선정하고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에 따라 부산지역 PEO 행사인 '하이테크산업전'은 50%의 전시장 임대료 할인과 임대료 50% 상당의 사업비 지원을, '장비전시회'는 임대료 50% 할인을 받게 됐다. 벡스코는 또 자체 주관하던 전시회 5건을 민간 PEO나 관련 단체가 주관할 수 있도록 이양하는 등 업계와의 상생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민간전시기획사 2곳
지원 양해각서 체결
전시장 임대료·비용 지원
업체와 상생 전략 호평

부산대 김이태(관광컨벤션학과) 교수는 "벡스코가 그동안 시행해 온 장학사업이나 '만원특강' 등은 다른 기업들도 흔히 하고 있는 사회적 책임 활동이었다. 그러나 올해 처음 시행하는 인큐베이팅 사업 같은 상생 전략은 지역 기업의 첫 CSV 사례로 손꼽힐 만하다"고 호평했다.

CSV의 주요 사례로는 다국적기업 네슬레가 대표적이다. 네슬레는 요오드 결핍이 심각한 인도 현지인들을 위해 요오드 성분을 추가한 '매기라면'을 출시하는가 하면, 태국 농부를 대상으로 한 기술 훈련을 통해 고품질 원두 확보와 현지 농업 발전을 이뤄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적정 기술과 제품을 제공해 수요 충족과 신 시장 개척까지 이끌어내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CJ대한통운이 부산에서 시작한 '노인택배사업' 정도가 CSV 사례로 손꼽힐 만큼 아직 기업들의 활동이 미미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부산은행 사회공헌팀 관계자는 "대기업인 삼성조차도 올해 들어서야 본격 추진할 정도로 이제 겨우 CSV가 태동하는 단계"라며 "우리도 최근 관련 사업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벡스코가 서울사무소 개방, 인큐베이팅 사업 등 민간업체 지원을 통해 지역 마이스산업의 파이를 키우면, 결과적으로 전시장 임대사업을 포함한 자체 수익 확대까지 이끌어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벡스코 오성근 대표이사는 "업체와 상생하는 산업 생태계 조성을 통해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동반성장 정책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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