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지사 예비 후보에게 묻는다] ② 박완수
"'경남행복의료원' 설립으로 새로운 공공의료모델 만들겠다"
박완수 전 창원시장은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보온병 연대' 논란과 관련 "개인적 지지 발언으로, 경남의 미래 발전을 위한 신중하고 결단력 있는 선택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력이 부족하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정치가들처럼 쇼를 잘 못해서 그렇다.오히려 행정가 출신이 예산의 흐름을 잘 알고 중앙정부를 더 잘 설득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옛 진주의료원과 뭐가 다르나?
"노인 요양·육아·전염병 관리
공공의료 본연의 역할 강화"
'보온병 연대' 비아냥거리는데?
"안상수 전 대표 지지는 감사
개인적 지지일 뿐 연대는 아냐"
진해야구장 문제 내팽개쳤다?
"입지는 행정적으로 이미 마무리
대승적 차원서 통합시 고민해야"
-'진주의료원 재개원' 공약을 발표했다가 다시 '경남행복의료원' 설립으로 변경했다. 그 배경과 행복의료원의 구체적 내용은 무엇인가?
"진주의료원은 당초 홍준표 지사가 경남도의 재정적자 해소차원에서 검토했으나 설득력이 떨어지자 강성노조를 빌미로 폐업한 정치적 도박행위이다.
경남행복의료원 설립은 진주의료원 재개원이라는 비현실적 대안이 아니라 새로운 공공의료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경남행복의료원은 어르신, 육아, 다문화 가정, 전염병 관리 등 민간에서 다루기 어려운 공공 의료 본연의 역할이 강화된 새로운 형태의 공공의료기관이다.
구체적으로 어르신들의 요양전문 병원 기능을 비롯해 의료원 내 낙후지역과 서민 대상 산후조리원 설립 운영, 공공보모제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서부경남 공공의료의 중심센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가 박 후보를 지지한데 대해 일부에서는 '보온병 연대'라고 비꼬고 있다. 이같은 표현이 나오게 된 배경과 실제관계는 어떻나?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저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입장을 밝혀 준데 대해서는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당시 일부에서는 사전연대설을 제기하는 등 의혹의 시선을 보냈지만 사실과는 다르다. 안 전 대표도 기자회견을 통해 개인적인 지지라고 밝혀 연대니 지원이니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다만 이 같은 지지발언 배경은 안 전 대표가 지난 3개월 동안 민생탐방을 통해 내린 정치적 결론으로, 많은 도민들의 바람이 함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4선 국회의원으로 공당의 원내 대표와 당 대표를 역임하면서 많은 경험과 경륜을 쌓아 온 안 전 대표의 지지발언은 경남의 미래 발전을 위한 신중하고 결단력 있는 선택으로 이해하고 있다."
-창원시장 재직기간 진해야구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방치하다 퇴임 직전에 내팽개치고 나왔다는 지적이 있다. 통합 창원시의 갈등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도지사 출마는 직무유기 아닌가?
"통합 창원시는 일부 갈등이 있긴 하지만 시청사와 명칭, 야구장 입지결정은 행정적으로 마무리 된 사항이다. 한 도시에서 어떤 정책결정을 했으면 이에 따른 갈등을 봉합해가는 노력이 중요하다.
통합시 명칭과 청사, 야구장 위치 선정 이후 상대적 상실감이 높은 지역에 대한 배려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특히 상대적으로 낙후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마산지역 발전을 위해 많은 공을 들였는데, 구도심 재생사업을 비롯해 해양신도시 조성, 덴소그룹 유치 등 도시부흥을 위해 열정을 쏟았다.
지역간 갈등·불만은 통합 효과를 크게 저감시키고, 사회적 손실만 가져올 뿐이다.
정치권을 비롯한 지역의 지도자들부터 지역 이익에 얽매이지 말고 대승적 차원에서 통합시 발전에 한목소리를 내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역대 도지사들이 대선을 핑계로 중간에 그만두는 바람에 도정의 연속성이 끊어져 혼란만 가중됐다는 지적이 있다. 후보자로서 도정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 보나?
"홍준표 지사는 경남도지사 자리를 대권의 발판으로 여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권에 도전할 의사를 숨기지 않고 있다. 우려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역대 도지사들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대권 욕심 때문에 중도 사퇴가 잇따랐고, 주요 도정추진에 혼란을 초래하면서 결과적으로 경남발전의 걸림돌이 되어왔기 때문이다.
도정의 연속성이 담보되어야 경남이 발전할 수 있다. 도정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도지사가 정치적 사심을 버려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업무 추진상황에 대한 도민들과의 소통과 공감대 형성, 그리고 정책실명제 등을 통해 책임행정을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도지사는 행정가적 역량도 중요하지만 중앙정부, 국회 등과의 연결고리를 통한 예산확보 등 정치적 역량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정치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동의하나?
"솔직히 정치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전문행정가로 평생을 걸어왔기 때문에 구태의연한 정치가들처럼 '쇼'를 잘 하지 못하는 성격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력이 부족하다고 중앙정부 등과의 관계나 예산확보 등에서 뒤처진다는 말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행정고시 동기 등 수 많은 인맥이 중앙정부 등 각 부처에 포진해 있으며, 창원시장 재임시절 중앙정부로부터 그 누구보다 많은 예산을 따온 경험도 있다.
또 지금은 지역의 많은 국회의원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 도내 국회의원들과 힘을 합쳐서 중앙의 국책사업을 따온다든지 하는 것은 소통과 열정과 노력에 달려있다.
오히려 행정가 출신이 예산의 흐름을 잘 알고 중앙정부를 설득해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홍 지사의 18개 시·군 순방에 대해 비판했다. 본인도 창원시장 시절에 읍면동을 순방했고, 지금은 후보로서 시·군을 돌며 민생탐방을 하고 있는데. 남이 하면 안 되고 자신은 해도 괜찮은가?
"시·군 자치단체장들의 읍면동 순방은 연초에 하는 것이 관례다. 읍면동 순방에서는 그야말로 주민들의 민원이나 건의사항을 챙겨 시정에 반영하는 것이다.
시장 재임 시절 선거가 임박해서 순방을 한 적은 없다.
그러나 홍 지사의 시·군 순방은 경선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선심성 공약을 남발해 표를 얻어보겠다는 저의가 있는 행보다.
유관기관장과 사회단체장은 물론, 일반 주민까지 초청해 자신의 정책을 홍보하고, 예산으로 오찬을 하는 것은 누가 봐도 명백한 사전 선거운동이다.
시·군 공무원들은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과 남해안 기름유출, 산불감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주민을 동원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홍 지사가 진주시에 서부권개발본부를 설치한 것에 대한 공공기관을 이전하는 것은 '제로섬 게임'이라고 비판했다. 기업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박 후보의 복안은?
"경남에 있는 공공기관을 같은 경남에 옮기는 것으로 경남 전체를 보면 '플러스 게임'이 아니다. 진정으로 서부권 발전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에 있는 기관을 유치하든지, 외국에 있는 기업이나 다른 시도에 있는 기업을 유치해 균형발전을 꾀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부권에 산업의 주된 기능과 아울러 주거· 교육· 의료· 문화 등 자족적 복합기능을 함께 갖춘 다국적 기업도시를 유치하겠다.
산지와 평지를 이용한 생태친화적인 도시개발 방식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의 하나로 경남기업투자진흥원을 서부경남에 설립 하겠다."
글·사진=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