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성격별로 방 꾸미기] 산만한 아이 공부방 서쪽에 두고 수납공간 충분히…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수납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책상 앞을 단색 계통으로 처리한 산만한 아이의 공부방. 햇빛 들어오는 창문 정면을 피해 책상을 놓았으며 독서실용 책상으로 집중력을 높이도록 꾸몄다. 웰스터디 공부환경컨설팅 제공

새 학기가 며칠 안 남았다. 이맘때 치르는 연례 행사로 아이 공부방의 재배치를 빼놓을 수 없겠다. 책만 열심히 파면 되지, 환경을 탓하는 것은 비겁한 변명이라고 생각한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이야 어디 그런가. 고액 족집게는 못 불러도 학습 분위기는 만들어 줘야 할 성싶다. 그나저나 뭐부터 시작할까. 무턱대고 예쁘게 꾸민다고 다가 아니다. 웰스터디 공부환경컨설팅 임한규 대표는 "아이들의 성격에 따라 공부방의 벽지 색상부터 다르게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심한 아이 블루 계열 활용
다소 거친 느낌 드는 공간으로

의존적인 아이 방엔 달력 '꼭'
스스로 계획 세우는 습관 길러
넓은 창문, 채광에도 신경을

파스텔 색상 소통능력 키워
허브나 꽃 두는 것도 도움

■소심한 아이


집에선 수다쟁이인데 남 앞에서는 입을 닫는 아이가 있다. 지켜보는 속이 시꺼멓다. 저래서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려나. 웅변학원에 보내야 하나. 이 아이에겐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운이 필요하다. 무겁고 어두운 색상의 벽지와 가구, 답답한 구조, 죽어가는 식물, 햇볕 들지 않는 방은 피하자. 그런 환경에선 어른도 우울해지는 법이다.

그린 계열 벽지에 약간 거친 느낌을 준 소심한 아이의 공부방.
이런 아이에게 방은 전체적으로 너무 편안하기보다 약간 거칠고 불편한 것이 낫다. 승부 근성이 부족한 아이의 특성을 감안해서다. 의자는 다소 딱딱한 것이 아이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구는 플라스틱이나 금속보다 밝은 원목이 추천된다. 명랑한 기분이 드는 노란색 계열 소품을 배치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다. 남자아이라면 펀치볼이나 간이 샌드백 소품도 생각해 본다.

벽지 색상은 하늘을 연상케 하는 푸른색 계열이나 나무의 기질이 충만한 녹색 계열이 좋다. 방바닥에 짙은 푸른색 카펫을 깔면 심리적인 안정감을 더 높일 수 있다. 방 방향도 이왕이면 집 중심을 기준으로 동쪽에 배치한다. 일출의 기상을 느끼면서 생활하다 보면 성격도 달라진다. 이때 창문을 완전히 가리는 두꺼운 커튼을 피한다. 빛을 투과하는 화사한 색상의 커튼이 제격이다. 침대는 남향으로 배치하고 머리는 북쪽이나 서북쪽으로 둔다. 밝은 분위기 조성을 위해 조명은 LED등을 활용하면 더 효과적이다.


■산만한 아이

앞의 아이와 정반대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장난질이다. 집중력도 10분이 한계다. 야단치고 달래도 소용 없다. 호기심이 왕성한 탓이라고 위안하지만 주의력 결핍 장애는 아닐지 걱정까지 든다.

이런 아이의 공부방은 서쪽이 적합하다. 동쪽 방은 아이를 더욱 활발하고 열정적으로 만든다. 반면 서쪽 방은 서늘한 기운이 상승해 아이를 차분하게 이끈다. 벽지의 색상은 단조로운 분위기가 나는 계열이 무난하다. 흰색이나 연한 녹색을 추천한다. 마냥 어리다고 튀는 무늬나 색상을 선택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아무리 그래도 지나치게 단조롭다면? 띠벽지를 활용하면 된다. 가구는 어두운 색상의 원목이 적합하다. 다시 말하지만 빨강이나 분홍 등의 다채로운 색상은 머리에서 지우자.

수납함이나 수납장은 반드시 필요하다. 산만한 아이는 방 정리를 꺼리기 십상인데, 수납공간이 적으면 난장판의 연속이다. 수납공간의 크기는 방 안에 있는 아이의 물건을 다 넣을 수 있는 정도는 돼야 한다. 개수도 충분히 준비한다. 수납장에 라벨을 붙여 둬 아이가 종류별로 물품을 정리하도록 돕는다.

방에 두는 소품 모양은 직선보다 곡선이 어울린다. 날카로운 물건을 치우고 큰 고무공 등 둥근 소품을 방 한쪽 구석에 배치한다. 충동적인 성향이 강할 땐 물이 있는 소품 설치를 추천한다. 작은 어항, 투명한 꽃병, 잔잔한 물을 배경으로 한 그림을 활용하면 된다. 방 안에 거울을 두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항상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유도하는 조치다.


■의존적인 아이

시시콜콜 부모에게 매달리는 아이가 있다. 사소한 일에도 쪼르르 달려온다. 학교 준비물부터 학원까지 모든 일정을 엄마가 짜 주다 보니 매사가 수동적이다. 뭐든 물어보고 허락을 구하는 아이가 기특하다? 어느새 아이는 혼자 결정 못하는 사람이 될지 모른다. 자립 안하고 손만 벌리는 '미래의 캥거루족'은 멀리 있지 않다. 독립심을 키우는 방 꾸미기 요령도 있을까.
채광이 좋고 다소 딱딱한 분위기가 나도록 연출한 의존적인 아이의 공부방.
우선 달력을 방에 둔다. 휴대폰 일정관리 프로그램이 편하기는 하지만 종이 달력을 아이 방 벽에 걸거나 탁상용 달력을 책상에 놓는다. 앞으로 해야 할 일과 끝내야 할 시간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공부 계획 또한 본인이 세워 달력에 상세히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공부방 채광은 각별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햇볕 잘 드는 동쪽에 공부방을 배치한다. 창문은 넓을수록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

아늑하고 포근하게 디자인된 방은 아이를 더 의존적으로 만들기 쉽다. 약간 불편한 환경은 긴장을 유발해 기억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인체에 가하는 적당한 스트레스가 집중력을 높여주는 원천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자.

대부분의 아이에게 적용되겠지만 의존적이라면 특히 정리 정돈을 아이 스스로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부모가 습관적으로 아이가 할 일을 대신하면 아이는 으레 엄마가 하겠지 하는 마음에 손을 놓게 된다. 습관이 안 든 상태라면 옆에서 거들어 주다 차차 손길을 줄여 나간다.


■고집불통 아이

요즘 아이들은 게임이나 휴대폰 등 디지털기기를 끼고 산다. 압수했다간 큰 소란을 피할 수 없다.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는 거야 말릴 수 없는 일이지만 기계하고 노느라 사람과의 소통능력이 떨어지는 게 문제다. 더구나 아이가 한 명뿐인 탓에 마냥 오냐오냐 했다. 이러다 보니 아이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 남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배려도 눈에 띄게 부족하다. 자칫 목청만 크고 제멋대로인 아이가 될까 걱정되는 부모라면 방을 이렇게 꾸며 보자.
전체적으로 핑크나 파스텔 계열이 많은 고집불 통 아이의 공부방.
방이 전체적으로 단색이거나 어둡다면 핑크나 파스텔 계열로 바꾼다.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색상이다. 시각적으로도 밝아야 기분이 좋아질 터. 유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는 소통능력으로 전환된다. 아무리 그래도 남자아이에겐 핑크로 꾸며진 방이 탐탁지 않을 수 있다. 이땐 파랑이나 녹색 계열의 색상을 선택한 후 중간중간에 파스텔 톤을 가미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공부방에 허브나 꽃을 두는 것도 소통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라벤더향은 불안한 심리를 다스리고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방에서 꽃을 기를 땐 아이가 스스로 하도록 유도한다. 식물을 키우면 생명에 대한 애정이 깊어진다. 대화를 할 때도 친구와 사귈 때도 애정이 있어야 잘되는 법이다.

임태섭 기자 tslim@busanilbo.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