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 人] 임상규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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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스코, 성과 내세우기보다 민간업체 토양 구축해야"

"부산의 마이스산업 발전이 최근 한계에 달한 것 같습니다. 발전 가능성은 있는데, 아무도 쓴소리를 안 하기 때문이에요. 부산시나 벡스코, 부산관광공사가 잘못하는 게 있다면 그것을 비판하는 게 전문가 집단이 해야 할 몫 아닐까요?"

영산대 임상규(사진) 관광컨벤션학과 교수는 ㈔부산관광컨벤션포럼 발족을 제안한 인물이다. 이 단체는 산·학·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부산의 관광·마이스산업 발전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2008년 설립됐다.

"프랑스 파리1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2002년 귀국했어요. 그 당시에도 유럽은 컨벤션산업이 대단했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는 도시 전체가 컨벤션 전시장 같은 느낌이었고, 프랑스 파리 북부에도 여러 개의 컨벤션타운이 생겨났죠. 부산에도 벡스코를 비롯한 하드웨어는 생기기 시작했는데, 전문가 집단이 부족한 게 문제였습니다."

임 교수는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전문가 그룹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포럼 설립에 앞장섰다. 관광 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 총장을 중심으로 초기 이사진을 꾸렸다. 그는 지금도 포럼 운영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부산이 마이스산업에서 후발 주자인데도 이 정도 성과를 낸 것은 자랑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벡스코나 시가 수익이나 성과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유치 건수나 개최 건수 등 수치에만 매달리다 보니 잡음도 나고 엉터리 숫자도 나오는 것 아니겠어요?"

그는 마이스산업이 질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관련 업체들의 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시기획사(PEO)와 컨벤션기획사(PCO) 등 민간 업체들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마이스산업이 발전하려면 3가지가 필요합니다. 명품화, 상품화, 산업화입니다. 지금 부산에 명품이라고 할 만한 게 있나요? 제대로 된 상품이 있나요? 복합산업인 마이스산업이 발전하려면 PEO, PCO, 여행사, 디자인 회사 등 여러 기업들이 부산으로 몰려들어 산업구조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업이 잘 돼야 취업난도 해결된다. 기업의 성장이 관련 학과 출신 학생들의 취업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대학 입장에서는 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공급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제가 업체에 설문지를 돌려 실무에 유용한 학과와 과목을 조사하고 교과과정을 개편한 것도 그 때문이에요. 올해는 부산마이스협회도 발족할 예정이고, 마이스협동조합도 추진 중이라 기대가 큽니다."

이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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