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 '불공정' 논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의 풍력단조 부품업체 ㈜평산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됐지만, 매각 진행 과정에서 불공정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평산의 파산관재인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열렸던 평가위원회 심사에서 경남 양산시 소재 동아정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부실한 현장설명회
매출장부 공개 안 하고
마감시한 넘겨도 서류 받아

최고 입찰액·조건 동아정공
우선협상자 선정
이르면 내달 매각계약 허가


동아정공은 390억 원대의 입찰 금액을 제시했으며, 직원 고용 승계, 자금조달 계획, 매각진행의 용이성 등 4개 항목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 입찰에 참가한 7개 경쟁업체 가운데 최고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10만t의 단조 생산능력을 갖고 있는 평산은 2012년 2월 재무상황 악화로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신청했지만, 채권단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법원으로부터 지난해 1월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받고 매각 절차를 밟아왔다.

정밀기계부품 제조업체인 동아정공은 평산을 매입한 뒤 풍력단조 부품 생산업무를 이어나가는 한편, 80여 명 직원의 고용도 승계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정공 관계자들은 조만간 평산의 녹산공장을 방문해 현장 실사를 벌일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됨에 따라 평산은 오는 22일까지 매각에 대한 담보권자들의 동의 여부를 묻는 절차를 진행하고, 이르면 다음 달 초 매각 계약에 대한 법원의 허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입찰에 참가했던 업체들 사이에서는 평산의 매각 절차가 투명하고 성실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며 불공정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입찰 마감일 오후 5시까지로 공지된 시간을 넘겨 응찰한 업체가 두 곳이나 있었는데도 별다른 제재 없이 이를 받아주었고, 입찰 서류 접수 때 기본적인 본인 신원 확인이나 서류 확인은 물론이고 접수증도 발급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매각자문사 직원이 서류 거기 두고 가세요 식의 소홀한 태도를 보여 뭔가 이상하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30일 평산 녹산공장에서 열린 현장설명회는 당초 3시간이 배정됐지만, 회사 경영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매출채권 같은 장부나 주요 기계설비 등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1시간여 만에 끝났다"면서 "당시 참가 업체들이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형식적으로 진행한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체들 사이에서는 가처분 신청 등 매각 과정에 대한 이의 제기를 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평산의 파산관재인 측은 "공장 재가동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대한 매각 절차를 빨리 진행하려다 보니, 일부 오해가 있었던 것이지 다른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평산의 협력업체 한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대한 불공정 논란으로 행여나 매각 일정이 지연될 수도 있어 걱정스럽다"며 "견실한 업체에 매각돼 평산과 우리 협력업체 모두 하루빨리 안정을 찾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