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난방, 이것만 알아도…] 비용은 줄이고 온기는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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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홈케어의 남재욱 대표가 한 가정의 보일러 온수분배기를 점검하고 있다.

실내온도를 1도 올리면 난방비가 7~10% 이상 뛴다는데….

추위가 본격화하면서 '난방비 폭탄'을 걱정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 단열공사나 집 리모델링은 언감생심! 결국 아끼는 수밖에 없다. 하나 아끼려니 춥고, 아끼다가 감기가 걸리면 울다가 뺨 맞는 격이다. 보일러를 비롯해 난방기기를 제대로 쓰는 요령만 알아도 겨울이 더 따뜻해질 수 있다고 하는데…. 그 요령을 알아봤다.

보일러 청소로 열효율 10% 상승
보조 난방기구는 창 부근에 설치
내복·카디건·커튼도 역할 톡톡

■보일러만 잘 사용해도 기본


겨울철 난방비 폭탄의 주범은 보일러. 보일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난방비의 10%를 줄일 수 있다. 흔히 외출할 때 전기와 연료를 아낀답시고 보일러 전원을 끄고 가곤 한다. 하나 이럴 경우 집안 실내온도도 저온상태로 바뀌는데, 나중에 18도 이상으로 온도를 올리려면 평소의 3~4배 이상 연료가 소모된다. 외출 시에는 외출 모드나 취침 모드로 설정하면 실내 온도도 유지되고 동파도 막는다.

당연한 말이지만 보일러는 튼 만큼 연료가 쓰인다. 난방하지 않는 방은 온수분배기를 조절해 잠근다. 분배기의 밸브를 열어놔도 따뜻하지 않은 방은 어떻게 할까? 온수분배기의 열 전달이 불균형해 다른 방이 과하게 난방된다고 보면 된다. 따뜻하지 않은 방의 밸브를 잠그기보다 과한 난방이 되는 방의 밸브를 조절해야 한다.

기름보일러나 가스보일러는 연료가 연소할 때 분진이 발생한다. 노후화로 배관 부분이 부식되면서 이런 이물질이 보일러 내부나 연통에 쌓인다. 이물질은 열 전달성을 떨어뜨려 보일러의 효율도 함께 감소시킨다. 보일러를 틀 때마다 불필요한 돈이 새는 셈이다. 이런 억울한(?) 사태를 막으려면 1년에 두 번 정도 보일러를 청소하는 게 좋다. 시기는 보일러를 사용하지 않는 여름철과 추위가 오기 전인 늦가을이 낫다.

이물질로 막힌 보일러 배관.
가스나 전기를 쓰다 보니 보일러 청소 하면 으레 겁을 먹지만 몇몇 요령만 알아도 굳이 전문가가 필요 없다. 싱크대 아래에 있는 온수분배기에 공기가 차면 온수가 순환이 안 돼 방도 안 따뜻하고 열 효율도 떨어진다. 온수분배기 상단의 공기빼기밸브를 이용하면 쉽게 공기를 뺄 수 있다. 먼저 방마다 연결된 분배기의 온수 밸브를 모두 잠근다. 방 한 개의 밸브를 열고 공기빼기밸브를 열면 '칙칙' 소리가 나면서 물이 나온다. 물을 빼고 나서 공기빼기밸브를 다시 잠근다. 나머지 방도 같은 방식으로 청소한다.

베란다나 창고에 설치된 보일러 본체에는 보일러 온수의 이물질을 걸러 주는 난방필터가 있다. 필터가 막히면 보일러의 열효율도 떨어진다. 난방필터를 분리해 물에 씻어 주면 전체적으로 열효율이 올라간다. 다만, 필터를 분리할 때 전원을 끄고 가스와 온수 공급 밸브를 잠가야 한다. 본체와 연결된 연료, 온수배관은 청소전문업체에 맡겨 1~2년에 한 번 정도 청소하면 부식을 막아 보일러 수명도 늘어나고 열효율도 올라간다. 비용은 6만~7만 원대. 
노후 배관에서 나온 녹물.
보일러전문청소업체 수도홈케어(010-9409-7720) 남재욱 대표는 "가정에서 보일러만 청소해도 열효율이 10% 이상 올라간다"며 "통상 보일러 수명이 7~8년 정도인데, 오래된 보일러일수록 청소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조 난방기기, 잘못 쓰면 오히려 독?

공간이 넓은 집안 거실에는 보조 난방기기로 히터를 쓰기도 한다. 히터의 난방필터가 이물질로 오염되면 실내 공기도 안 좋아지지만 난방 능력이 떨어지고 고장도 난다. 난방필터와 난방핀만 청소해도 이런 걱정을 줄일 수 있다.

난방필터는 기기 아래쪽의 덮개를 벗겨 내면 쉽게 분리된다.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물로 청소한다. 난방핀은 난방필터를 분리했을 때 검정 쇠 날이 촘촘히 박혀 있는 판이다. 난방핀에 먼지나 오물이 쌓이면 난방온도가 쉽게 올라가지 않아 전기를 더 먹는다. 마트에서 파는 전용 세제나 스프레이를 뿌리면 간단히 청소된다. 
히터 난방핀에 쌓인 먼지들.
건축설비 분야 명장인 박진관(부산외국어대학교 시설관리팀) 씨는 "난방핀만 정기적으로 청소해도 히터의 열 효율이 10~15% 이상 상승한다"며 "보조 난방기구는 방 안쪽보다 냉기가 들어오는 창 부근에 둬야 공기순환이 잘되고 실내온도 차이도 줄어 난방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회전식 온풍기의 소비전력은 2천W를 넘는데 텔레비전 40대의 소비전력과 맞먹는다. 사용시간을 1~2시간 이내로 줄여야 한다. 전기·온수·발열매트를 구입할 때는 소비전력을 따져 봐야 한다. 표준소비전력이 250~350W의 제품이 그나마 전기요금 부담이 적다.
절전 효과가 있는 미니 히터.
2011년 국토해양부가 공동주택에서 새는 열을 조사했더니 창문이 30%로 가장 높았고, 천장 16%, 벽 15% 순으로 나타났다. 새는 열도 잡아야 하지만 외풍 막기도 그만큼 중요하다. 올 초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일명 '뽁뽁이'로 불리는 공기단열 시트(에어캡)나 현관 바람막이, 단열필름 등도 지난해보다 단열효과는 높고, 디자인과 인테리어 효과는 강화된 제품들이 나왔다. 벽의 냉기를 막고 결로현상과 곰팡이를 방지하려면 벽면 보온 시트를 붙여야 한다.
외풍 차단 및 단열 제품들.
실내의 체감온도를 올리려면 내복(체감온도 3도 상승)이나 카디건 이외에 커튼도 도움이 된다. 자카르나 벨벳 원단 커튼은 실내온도를 2~3도가량 올려 준다. 이때 커튼 길이는 벽 전체를 덮는 게 좋다. 롤 스크린이나 블라인드는 햇빛 차단 이외의 단열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실내 습도가 40~60% 정도일 때 열 효율이 제일 좋다. 물에 적신 솔방울이나 말린 숯을 방에 두면 몸에 좋고 가습효과도 뛰어난 천연 가습제 역할을 한다. 글·사진=전대식 기자 pr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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