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게임 시장 휩쓰는 후배들 양성할 것"

세계적인 3D 아티스트인 동서대 노태우 교수가 그동안 자신이 개발한 게임의 3D 캐릭터 등을 설명하면서 사진촬영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최신 기술을 학생들에게 전달해 부산 게임이 발전하는데 기여할 생각입니다."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락스타 게임즈의 'Gta 5' 캐릭터 개발자인 3D 아티스트가 부산의 한 대학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주인공은 동서대 디지털콘텐츠학부의 노태우 교수. 노 교수는 각종 세계기록을 경신한 락스타 게임즈의 'Gta 5' 개발에 참여해, 전체 1천500여 개의 캐릭터 가운데 주요 캐릭터 300여 개를 제작하는데 능력을 발휘했다.

미국서 컴퓨터 애니 전공
8년간 3D 아티스트로 근무
게임 콘텐츠 개발 맹활약

고국에 기여하고 싶어
도미 10년 만에 귀국
지난 3월 동서대 교수 부임

"재능 있는 우리 학생들
자신감 부족이 문제
세계 진출 꿈 심어주고 싶어"

노 교수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Gta 5는 'grand theft auto' 시리즈의 다섯 번째 신작으로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으며, 실제 존재하는 도시를 배경으로 제작해 화제가 되고 있다"며 "Gta 5는 발매 3일 만에 10억 달러어치(1조 800억 원)를 판매하는 등 각종 판매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역대 최고기록으로 영화 아바타(16일 만에 10억 달러 달성)를 넘어선 기록"이라고 말했다.

이 게임은 3명의 주인공을 통해 도시 곳곳을 누비며 자동차, 요트, 비행기, 전투 헬리콥터, 전투기 등을 조종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게임이다.

1971년 대구에서 태어난 노 교수는 1997년 4월 성균관대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에서 미술학원 실기부원장을 맡아 후진양성에 힘을 쏟았다. "5년 후 3D 열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공부할 수 없을 것 같아 유학을 결심했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AAU(Academy of Art University)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전공해 우수한 성적으로 석사학위를 획득됐다. 공부하는 동안 과연 미국에서 취업해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졸업 전부터 게임과 영화 등 세계 유수의 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이어졌다. "평소 게임을 좋아했기 때문에 게임 회사를 선택했습니다."

졸업 후 노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소재 락스타 게임즈에 3D 아티스트로 입사했다. 8년간 근무하면서 국내에도 잘 알려진 'Midnight club' 'Red dead redemption' 'Gta 5' 등 다수의 게임 콘텐츠 개발 과정에서 기량을 발휘했다.

"동양인으로서 서양인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인정받았다는 게 무엇보다도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러나 미국에 온 지 10년이 지나면서 한국인으로서 고국에 돌아가 한국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 계속 있으면 많은 연봉에 안정적인 삶을 이어갈 수 있지만 저는 어디까지나 한국인으로 후배들을 양성해 전 세계 게임분야를 휩쓰는 한국인들을 많이 키워내고 싶었습니다. 이것이 나라사랑의 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는 올 3월부터 동서대에서 애니메이션과 비주얼이펙트 최신 기술을 강의하고 있다. 노 교수는 "한국 학생들은 미국 학생에 비교해 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처음에는 크게 기대했는데, 일부 학생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믿지 못하는 것 같아 이를 이끌어내는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들이 자신감을 갖고 재능을 발휘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는 설명.

노 교수는 "부산의 젊은이들에게 최신 기법을 가르치고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꿈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조금만 더 노력하면 세계적인 애니메이션영화제나 게임컨퍼런스에서 큰 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세계적인 게임업체에도 취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원철 기자 wcl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