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탐구영역 '난이도 조절' 올해도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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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탐구영역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과목에 따라 난이도 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문계와 자연계 수험생이 각각 선택하는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사이에 난이도 편차가 커 어떤 과목을 택했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7일 수능 채점 결과, 탐구 영역의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사회탐구는 최고 5점, 과학탐구는 7점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사회탐구 영역에서 한국사, 경제, 세계사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한국사와 경제가 각 64점, 세계사 66점으로 1등급 커트라인과 같았다.

한국사 만점자 9% 육박
경제는 8.37%가 다 맞아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

표준점수 최고점
사탐 5·과탐 7점 차이

이는 사회탐구 영역 중 최고점이 가장 높은 윤리·사상·한국지리(이상 69점)보다 3∼5점 낮은 점수다. 똑같이 한 문제를 틀렸더라도 한국지리를 응시한 학생은 1등급이지만 한국사를 응시한 학생은 2등급을 받게 돼 불리하게 되는 셈이다.

만점자 비율은 한국사 8.94%, 경제 8.37%, 세계사 5.79%로 1등급 기준(4%)보다 높았다. 만점자 비율만 보더라도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음을 단번에 알 수 있다.

과학탐구 영역은 지구과학Ⅰ과 화학Ⅱ가 어렵게 출제됐다. 표준점수 최고점을 보면 지구과학Ⅰ이 73점으로 가장 높았고 화학Ⅱ는 72점이었다. 반면 물리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는 각기 66, 67, 68점으로 다소 낮았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았다는 것은 문제가 어려워 그 과목의 평균점수가 낮았다는 의미이다.

만점자 비율 역시 지구과학Ⅰ이 0.2%, 화학Ⅱ가 0.37%로 적었다. 반면, 생명과학Ⅱ는 3.09%였다. 과학탐구의 경우 2013학년도 수능에서 지구과학Ⅰ은 무려 7.96%가 만점자였지만 생물Ⅱ는 0.08%에 불과해 8% 포인트 가까운 격차를 보여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바 있다.

부산시교육청 해운대교육지원청 중등교육지원과 권혁제 장학사는 "수준별 선택형 수능 첫 도입에도 불구하고 국어, 영어, 수학 난이도는 대체로 무난했다고 할 수 있지만, 탐구영역은 지난해에 이어 선택과목 간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 따라서 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수학과 영어 B형 못지않게 탐구영역도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의 오종운 평가이사는 "한국사를 필수로 지정한 서울대를 비롯해 연세대 고려대 등 수도권 주요 대학들은 탐구 영역에 한해 백분위 점수를 기준으로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하기 때문에 쉬운 한국사 시험에서 실수로 문제를 틀린 학생들은 정시 지원 시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달식·윤여진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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