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파생상품] 날씨 파생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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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이변으로 인한 손실 줄여

지난 여름 연이은 폭염으로 인해 운동용품, 모기 퇴치용품의 판매는 급감하고 감귤, 파 등 농산물 가격이 폭등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날씨는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산업의 80% 이상이 날씨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는다고 합니다.

"모두가 날씨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어느 누구도 날씨를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의 유명한 말처럼 날씨는 거스를 수 없는 하늘의 뜻이란 사고가 오랫동안 지배적이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날씨파생상품이 개발돼 이 같은 날씨 영향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게 됐습니다.

날씨파생상품은 날씨를 예측하지 못한 변동으로 인한 기업의 매출 및 손익의 변동을 헤지하기 위해 특정지역에서 일정기간 동안 발생하는 기온, 강수량, 적설량 등 기상요소를 지수화해 이에 따라 금전을 수수하는 상품입니다.

예를 들어 도시가스회사의 경우 따뜻한 겨울 난방수요 감소로 매출이 크게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이때 도시가스회사는 평균 기온이 특정 온도보다 높을 경우 정해진 금액을 지급받는 날씨파생상품을 매입함으로써 날씨가 따뜻할 경우 매출변동 위험을 헤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추운 겨울 내장객 감소로 매출이 크게 감소할 수 있는 골프장은 평균 기온이 특정 온도보다 낮을 경우 정해진 금액을 지급받는 날씨파생상품을 매입해 추운 겨울 손실을 보전할 수 있습니다.

지난 봄 강풍으로 인해 양식물이 떠내려 가 큰 피해를 입었던 양식어민들도, 가뭄으로 인해 농산물이 고사해 울상을 지었던 농민들도 날씨파생상품을 활용할 수 있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날씨 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날씨보험이 있지만, 날씨보험은 태풍, 홍수와 같이 발생 가능성은 낮으나 위험의 정도는 높은 기상재해를 보상받기에 더욱 적합합니다.

이에 반해 날씨파생상품은 발생 가능성은 높으나 위험 정도는 낮은 이상고온, 강우지속 등의 이상기후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으로, 손해사정없이 계약 시 조건(날씨변동)만 충족하면 정산금을 지급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날씨파생상품은 1997년 미국에서 처음 개발돼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특히 전력산업, 농업, 건설업, 운송업, 도·소매업 등 날씨위험에 노출된 산업이 날씨파생상품을 활발하게 매입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날씨파생상품이 상장된다면 갈수록 잦은 기상이변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이 날씨 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투자기회를 모색하는 투자자들이 날씨파생상품을 활용해 투자수익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애진


한국거래소 파생상품
연구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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