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일반고로…" 동래여고 모집요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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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모집 안내문 내용은 학생을 학교에 오지 마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지요. 학교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유치는 못할 망정 학부모와 학생을 상대로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동래여고의 '2014년 신입생 모집에 대한 안내문'을 본 학부모들의 한숨 섞인 반응이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서 일반고로의 전환 문제를 놓고 진통을 겪어온 동래여고가 2014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놓고 또 다시 학부모와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학부모들은 학교가 사실상 학교의 역할을 저버리고 있다며 흥분하고 있다.

1일 부산시교육청과 동래여고에 따르면, 동래여고는 '2014학년 신입생의 지원 상황과 연계해 조건부로 거취를 정한다'는 부산시교육청의 결정을 토대로 지난달 중순 2014학년도 신입생 모집에 들어갔다.

"학생 모집 정원 70% 이상의
지원자 있으면 자사고 유지"
시교육청 결정 불구하고
"1년 후 어차피 일반고 전환"
학교 신입생 모집요강에 공지
학부모 "학생 안 받겠다 의도?"


앞서 지난 8월 부산시교육청의 '부산시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는 '동래여고 신입생이 2014학년도 신입생 모집 정원(300명) 가운데 사회통합전형 대상을 제외한 일반 학생 모집 정원(240명)의 70%(168명)를 넘었을 시 자사고를 유지하도록 한다'는 자사고 조건부 유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 학교 홈페이지에 신입생 모집요강을 올리면서 별도로 '자사고 지정 취소 신청 및 2014년 신입생 모집에 대한 안내문'을 올린 게 상당수 학부모들의 감정을 자극했다.

안내문에는 자사고에서 일반고로의 전환과 관련해 그동안 일어났던 내용과 함께 '전형 결과 신입생 지원율이 70%이상 된다 하더라도 1년 후에는 일반고로 전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공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측이 신입생을 받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혀진다는 게 상당수 학부모의 입장이다.

동래여고 한 학부모는 "신입생 모집요강에도 이런 부분이 들어가 있는데, 굳이 홈페이지 신입생 모집요강 전면에 이걸 내세우는 것은 학생들을 학교에 오지 마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학부모는 "이것은 자사고 포기를 위한 발악이다. 아직 일반고로 전환도 안됐는데 이 지경인데, 만약 일반고로 전환되면 지금의 아이들은 '미운오리 새끼'가 되지 않겠느냐"며 걱정했다.

부산시교육청도 이런 학부모들의 지적에 공감하고 최근 학교 측에 일부 내용을 수정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일부 문구만 수정했을 뿐이라며 내용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동래여고 강영건 교장은 "안내문은 당연히 예비 신입생 학부모들이 알아야 할 내용으로, 만약 모르고 입학하면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공지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정달식·윤여진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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