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젊은이들아, 문제는 바로 '독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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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부경대 총장

노벨상 계절이 왔다. 우리 국민들이 염원하는 노벨과학상은 언제나 받게 될 수 있을까?

노벨상을 가장 많이 받은 민족은 유태인이다. 노벨상이 제정된 1901년부터 현재까지 유태인 노벨상 수상자는 무려 175명에 이른다고 한다. 유태인들은 미국에 590만 명이 살고 있고 이스라엘에 530만 명이, 280만 명 정도는 전 세계에 퍼져있다. 그러니까 모두 1천400만 명 정도밖에 안 되는 유태인이 노벨상 전체 수상자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교수의 20%가 유태계이고 미국 100대 부호 중 20%가 유태계라는 통계도 있다.

우리가 노벨상을 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육시스템도 그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필자는 독서량의 차이가 큰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계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는 나라는 이스라엘로 알려져 있다. 유태인들의 연평균 독서량은 68권에 달한다고 한다. 반면에 우리나라 국민들의 연간 독서량은 약 10권 정도에 그치고 있다.

유태인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성서에 꿀을 발라 입맞춤을 하도록 해서 책을 가깝게 느끼도록 하고, 13세에 하는 성년식(바 미츠바라고 함) 때는 사람들 앞에서 성서를 읽도록 한다. 집에 불이 나면 먼저 책을 들고 나가야 된다고 교육시킨다. '책은 지혜의 창고이며, 지혜는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기 때문에 돈이나 보석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이스라엘이 약소강국으로 계속 발전하고 있는 데는 이와 같은 유태인들의 독서가 바탕이 되고 있다. 유태인들이 노벨상을 많이 받는 이유도 독서가 기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생들이 한 해에 도서관에서 9권 남짓한 책을 빌려본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하버드, 옥스퍼드 등 세계 유명 대학생들의 연평균 독서량은 100권에 달한다. 우리 젊은이들의 독서량이 얼마나 빈약한 지 알 수 있다.

국내 대학마다 도서관 규모를 늘리고 해마다 도서구입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독서율을 높이기 위해 책을 많이 빌리면 장학금을 주고 상품권도 주는 고육지책을 펴기도 한다.

필자가 봉직하고 있는 부경대는 인문고전 읽기 프로그램인 '독서삼품제'를 5년째 시행해오고 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독후감 공모전인데 해마다 1천편 이상의 독후감이 접수된다. 인터넷이나 영상매체의 홍수에 빠진 대학생들에게 독서를 통해 보다 깊은 인성을 길러주자는 것이 목표다. 독후감 상을 받은 학생들은 "독서와 독후감 쓰기를 하는 과정을 통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를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며 늦게나마 독서의 소중함을 깨닫곤 한다.

이 학생들처럼 인문고전을 통해 삶을 바르게 보는 법을 가르쳐주는 현자들과 깊은 대화를 하면서 내면의 변화에 눈을 뜬 사람과 아직 어둠에 갇혀있는 사람의 차이는 크다. 자신에게 잠재된 능력을 이끌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가 바로 독서다. 그것은 바로 노벨상을 석권해온 유태인들의 방대한 독서량이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요즘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해 각종 '스펙' 쌓기에 저마다 열성인데 가장 우선 목록이 독서가 되어야 한다.

한 국가의 발전과 품격은 젊은이들의 독서에 달려 있다. 책을 읽지 않고 선진 문명국 자리를 차지하기는 불가능하다. 용기는 지성에서 나오고 지성은 책에서 나온다. 개인의 지적 완성은 물론 국가의 미래도 그릴 수 있도록 젊은이들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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