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전문의 이경미의 위풍당당 性교실] 손쉬운 유혹 '최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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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력강화제, 최음제 등의 이름으로 허가받지 않은 약물이나 식품이 아직도 항간에는 팔리고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

사실 성적 흥분이나 쾌락, 성 기능을 증진시켜 주는 식품 혹은 약초가 있다는 믿음은 고대에도 있었다. 특히 동물의 성 기관이나, 이를 닮은 물건이 최음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장어, 개, 뱀 등이 남성의 성 기능을 향상시켜준다고 믿었고 동물의 성 관련 기관을 아주 귀한 음식으로 생각했다. 이런 경향은 다른 문화권에서도 나타났다. 대황, 문어 등은 육질이 좋아서, 뱀장어나 무소의 뿔은 모양이 남성의 성기와 닮아서, 굴이나 섭조개는 미끈거려서, 마늘과 고추는 강한 맛과 냄새 때문에, 누룩과 달걀, 염소 고환 등은 성이나 다산과 관계가 깊어서 최음제 속성이 있다고 믿었다.

이들 음식 중에는 진짜 성기능에 좋은 성분을 함유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 식품 하나만 복용한다고 해서 성욕이나 성적 쾌락을 확 끌어 올릴 수는 없다.

한때 구미지역에서 투구풍뎅이를 말려서 만든 가루를 최음제로 사용하는 일이 유행했다. 이 분말은 성기 부위의 혈관을 팽창시켜 발기를 돕거나 음핵이 부풀어 오르도록 했는데, 이 때문에 성 기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착각했다. 하지만 소량 사용에도 신장 기능이 손상되고 간혹 사망하는 경우도 있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마리화나나 일부 마약도 소량 복용시 남녀 모두에게 성욕을 증진시키고 성적 흥분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다량 복용하거나 장기간 복용했을 때는 성욕이나 성기능이 오히려 떨어진다.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최음제는 바로 알코올이다. 평소 성적 욕망을 억제하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일단 소량의 알코올을 섭취하면 억제 성향이 감소돼 쾌락을 다소 자연스럽게 추구할 수 있다. 와인 한두 잔 정도의 알코올 섭취는 성관계의 매끄러운 진행과 흥분 증가를 위해 추천하기도 한다.

그러나 뭐든지 과하면 부족함만 못하다고, 혈중 알코올 농도가 높을수록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오르가슴 강도와 쾌락, 흥분성은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오르가슴이나 만족스런 섹스라는 것이 약 한 알, 식품 하나로 손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손쉬운 유혹에 자꾸 빠지는 것은 섹스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반증일 테다. 부산의료원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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