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팔찌 트렌드] 두 개 이상 겹쳐도 양쪽 모두 껴도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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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에는 각기 다른 소재와 디자인의 팔찌를 여러 개 겹쳐서 해보자. 천연석을 더한 색실 팔찌와 금속 체인형 뱅글 두 개를 겹쳐 찬 모습. 디디에두보 제공

대세는 손목이다. 액세서리의 유행이 목과 귀에서 손목으로 내려왔다. 신경쓰지 않은 듯하면서 스타일 지수를 높여 주는 팔찌의 매력 때문이다. 팔찌는 여름 액세서리? 여자만 한다? 고정 관념은 모두 던져 버릴 것. 다양한 소재와 개성을 살린 연출법으로 올 가을, 세련된 손목을 드러내 보자.

■가을 팔찌 트렌드

가장 눈에 띄는 경향은 다양한 소재의 등장과 이질적인 소재의 결합이다. 전통적인 귀금속과 천연 원석, 반짝거리는 광물과 화려한 인조 보석은 물론이고, 가죽과 가벼운 실, 그밖에 액세서리에 사용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던 각종 직물과 장식들이 팔찌의 소재가 됐다.

다양한 소재에 이질적 결합 "눈에 띄네"
봄부터 뜨기 시작한 실 팔찌 인기는 쭉~

넓은 데님 소재 줄에 수공예 크리스털 깔끔
화려한 '참'에 무뚝뚝한 가죽도 잘 어울려
개성만 있으면 굿…남성도 용기내 도전을


실 팔찌 유행은 올해 봄부터 불기 시작해 여름에 정점을 찍었다. '사토리얼리스트'를 비롯한 거리 패션 사진 사이트에서 주로 유럽의 패션 남녀들이 차서 화제가 됐다. 가벼운 소재와 선명한 색깔, 땀이 많이 나는 여름을 포함해 사계절 착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이탈리아의 니트 팔찌 브랜드 '크루치아니'는 한쪽 끝을 다른 쪽 끝 O자와 C자형 고리에 매듭을 지어 찬다. 나비넥타이, 하트, LOVE 같은 문구 등 실로 재현 가능한 갖가지 모양을 줄과 같은 색실로 짜 넣었다. 네잎 클로버 디자인이 스테디셀러.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매장에는 디즈니 사와 협업한 미키마우스 모양 신제품이 막 입고됐다. 
다양한 색깔 실로 된 '크루치아니'의 팔찌.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제공
실팔찌와 보석을 결합한 브랜드들도 있다. '타사키'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진주 장식을, '디디에 두보'는 태어난 달에 따라 고를 수 있는 12가지 천연석을 얇은 실 팔찌와 더해 내놓았다.

일명 '고소영 팔찌' '판도라'에서 시작된 참(charm·팔찌 줄에 끼우는 장식) 팔찌의 인기도 여전하다. '판도라'는 올 가을에 파랑, 녹색 등 오묘한 빛을 내는 유리 공예품의 일종인 뮤라노 소재, 공작과 용 같은 동물 모양의 은 소재 참 등을 새로 내놓았다. 은 줄이 기본이지만 가을에는 회색과 갈색의 가죽 줄에 수공예 크리스털을 일일이 박아 넣은 참을 끼우는 것도 색다르다. 
참과 가죽을 소재로 한 '판도라'의 팔찌.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제공
패션 주얼리 브랜드 '빈티지 할리우드'에서는 기상천외한 소재 간의 결합을 만날 수 있다. 넓은 데님(청) 소재 줄에 큼직한 꽃잎 모양 수공예 크리스털을 덧댄다든지, 형광색의 운동화 줄 같은 긴 줄에 체인과 참 장식을 더하는 식이다. 벨크로(일명 '찍찍이')로 팔찌 고리를 대신하기도 하고, 가방 끈 같은 직물이나 공단 소재도 팔찌 줄로 등장했다. 
서로 다른 소재의 조합이 돋보이는 '빈티지 할리우드'의 팔찌.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제공
고리 없이 끼우는 뱅글 팔찌는 가을에 얄따란 금속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골든듀'는 화이트 골드, 핑크 골드, 옐로 골드 소재와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제품까지 4종류의 '에버래스팅' 팔찌를 출시했다. 
얇은 뱅글 여러 개와 실 팔찌, 메탈 시계를 함께한 남자의 손목. 골든듀 제공
자기 나름의 개성과 이야기를 실어 '나만의 팔찌'를 만들 수 있는 것도 두드러지는 유행이다.

'판도라'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매장에서만 500개가 넘는 참 장식을 원하는 대로 골라서 역시 스스로 고른 색과 소재의 줄에 끼워 만든다. 참 개수를 더하고 빼서 다른 느낌으로 착용할 수도 있다. '크루치아니'는 커플이라면 각각 열쇠와 자물쇠 모양을, 엄마와 아이라면 사연이 있는 캐릭터나 문구를 선택해 커플 팔찌로 할 수 있다. 행운을 기원하는 클로버 팔찌로 수능 특별 이벤트도 계획 중이다.

■팔찌보다 중요한 연출법

같은 팔찌라도 어떻게 차느냐에 따라 느낌이 확 달라진다. 브랜드를 통틀어 나타나는 올가을 가장 중요한 스타일링 원칙은 레이어링. 적어도 두 개 이상의 아이템을 겹쳐서 하는 것이다. 겹치는 아이템은 소재와 디자인이 다른 팔찌도 괜찮고, 시계도 좋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판도라'의 김경순 숍매니저는 은이나 원석 참을 꽉 채워 만든 참 팔찌와 가죽 끈 팔찌를 겹쳐 하는 방법을 권한다. 가죽은 검정, 짙은 갈색 같은 가을 느낌 색깔 줄 두 개를 잇거나 긴 줄을 팔목에 두세 번 감아 주면 된다. 화려한 참과 무뚝뚝한 듯 세련된 가죽이 썩 잘 어울린다.

가벼운 실 팔찌라면 레이어링의 단계를 더 늘려도 된다. 같은 백화점 '크루치아니'에 따르면 남자라면 채도가 다른 네이비색 실 팔찌를 여러 개 겹쳐서 하거나 시계와 같이 착용해도 되고, 여자라면 실 팔찌와 톡톡 튀는 디자인의 패션 주얼리 등 세 개 이상 감아도 부담이 없다.

같은 백화점의 '빈티지 할리우드'는 데님 소재 넓은 줄에 크리스털을 덧댄 제품과 인조 보석과 충혈된 눈알처럼 소재와 디자인이 다른 참을 같이 꿴 참 팔찌를 겹쳐 하는 스타일을 보여 주었다. 오지혜 숍매니저는 "셔츠나 겉옷 소매를 걷어 주는 것이 기본적이지만, 팔에 딱 붙는 소매의 니트를 입고 니트 위에 팔찌를 끼워도 색다른 느낌으로 소화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양쪽 손목을 모두 써도 괜찮다. 양쪽 손목에 서로 다른 종류를 서로 다른 개수로 끼거나 한쪽에는 시계를, 다른 쪽에는 금속과 가죽 팔찌를 겹쳐 해도 올가을이라면 과하지 않다.

팔찌의 소재와 디자인에 따라 어울리는 옷이 있지만, 너무 엄격할 필요는 없다. 정장에는 귀금속 팔찌, 야상 점퍼에는 장식이 크고 과감한 패션 팔찌 식의 조합은 고정 관념일 뿐이다. 특히 실 팔찌가 캐주얼에만 어울린다는 것은 편견이다. 할리우드 여배우 앤 해서웨이는 붉은색 드레스를 입고 양쪽 손 모두에 실 팔찌를 한 행사장 패션을 선보였다.

색깔 선택도 마찬가지. '크루치아니' 안동민 숍매니저는 "무채색 정장 셔츠나 재킷이라고 해서 얌전한 색깔을 선택하는 대신, 알록달록한 원색의 실 팔찌를 하면 생각보다 튀지 않으면서 일상 생활을 할 때 언뜻언뜻 보이는 손목이 패션의 포인트가 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팔찌는 좀'이라고 생각하는 남자라도 올가을에는 팔찌 패션에 도전해 볼 것. 가죽 줄이나 네이비색 실 팔찌와 시계 레이어링이라면 무난하다. 드라마 '주군의 태양'에서 수트 차림에 한쪽 손목에는 시계를, 다른 쪽 손목에는 원목이나 금속 참 팔찌와 얇은 금속 뱅글, 또는 체인 팔찌를 겹쳐 하는 소지섭의 스타일링을 참고하자.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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