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월드 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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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시아권 거장들 화제작 '알찬 상차림'

80세를 넘긴 나이로 올해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엘레나 코타가 열연한 영화 '팔레르모의 결투'. 비프 제공

올해 월드 시네마는 28개국 51개 작품으로 몸집은 다소 줄인 반면, 대중성은 한층 더 강화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서 아시아의 주요 신인을 발굴해야 하는 과제도 있지만 관객에게 더 다가가야 하는 과제도 함께 안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성 있는 비아시아권 작품들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역할은, 월드 시네마 섹션이 하게 된다.

칸·베를린 영화제 수상작 등
28개국 51편 초청
대중적 작품~컬트영화 망라


■해외 영화제 수상작, 대거 부산행


올해 비프에서는 베니스, 베를린, 칸 3대 영화제의 1등상을 받은 작품들을 모두 만나 볼 수 있다.

우선 얼마 전 베니스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로서는 처음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이탈리아/프랑스 영화 '성스러운 도로'가 상영된다. '성스러운 도로'는 로마의 거대한 외곽순환도로 '그라(GRA)'와 그 주변인들의 삶을 그려 낸 다큐 영화. 특히 이번 영화제 기간에는 지안프란코 로시 감독이 직접 부산을 찾기로 해 많은 영화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한 루마니아 영화 '아들의 자리'는 자식을 소유물처럼 여기는 어머니의 집착과 상실감을 다룬 영화로 국내 어머니들에게도 적잖은 메시지를 던져 줄 것으로 기대된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프랑스 영화 '아델의 이야기 1부와 2부'도 부산을 찾는다.

1등상뿐 아니라 3대 영화제에서 감독상 등 다른 상을 받은 작품들도 대거 소개된다. 영화가 나오자마자 베를린에서 "여우주연상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평가를 얻었을 정도로 여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던 칠레 영화 '글로리아'와 노년에도 빛나는 연기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엘레나 코타의 코믹 영화 '팔레르모의 결투'도 관객들과 만난다. 이탈리아 연극배우 출신이기도 한 엘레나 코타는 이번에 부산을 찾아 한국 관객들과의 특별한 만남을 갖는다.

코엔 형제 감독의 영화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 비프 제공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코엔 형제의 신작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는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음악영화로,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스페셜에 오른 '베스트 오퍼'는 미술품 감정을 소재로 한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부산에서 보는 무삭제 동성애 영화

최근 세계 영화계에서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동성애 영화가 전면에 등장했다는 것이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1등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프랑스 영화 '아델의 이야기 1부와 2부'의 경우 레즈비언의 정사 장면이 너무도 리얼해 배우들이 대역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연히 드러나는 영화다. 두 주연배우의 연기에 스필버그도 찬사를 보냈을 정도. 국내에서 이 같은 작품을 노컷으로 볼 수 있는 기회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가 거의 유일할 것이란 게 프로그래머의 전언이다.

동성애를 다룬 화제작 '호수의 이방인'. 비프 제공
또 다른 프랑스 영화 '호수의 이방인'은 한술 더 뜬다. 무삭제판은 이번 국제영화제에서만 가능할 것이라는 프로그래머의 설명이 있을 정도로 만약 장면을 삭제하려면 거의 모든 장면을 덜어 내야 할 만큼 '센' 영화다. 숲, 호숫가를 배경으로 에로틱한 정사와 히치콕식 도망자 스릴러가 함께 펼쳐지는데 이번 영화제의 가장 큰 화제작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영화이기도 하다.

베를린영화제에서 알프레드바우어상을 수상한 '빅+플로' 또한 두 레즈비언의 이야기를 어둡지만 유머러스하게 표현해 내고 있다.


■마니아용 혹은 불편한 영화

비프이기에 볼 수 있는 영화, 마니아층을 위한 영화들도 이번 월드 시네마 섹션에 들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스페인 감독 알베르 세라의 작품 '내 죽음의 이야기'는 기묘하고 에로틱한 분위기 속에서 드라큘라 등 전설적인 인물들이 노닐도록 한 독특한 감성의 영화다. 로카르노영화제의 황금표범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영화는 마니아들의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멕시코 영화 '헬리'는 대표적으로 관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다. 특히 영화에 등장하는 고문 장면은 칸에서도 찬반 논란이 극심했던 잔인한 장면으로 손꼽히지만 문제작을 연출한 감독 아마트 에스칼란테는 멕시코의 기대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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