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모의평가 분석과 남은 기간 학습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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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채점 통해 정확한 수준 파악…일일·주간계획 세워 학습을

9월 모평 성적이 나쁘다고 좌절할 필요 없다. 취약점을 보완해 수능에 집중하면 수능에서 만회할 수도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치러진 마지막 모평에서 고3 수험생들이 문제를 풀고 있는 모습. 정종회 기자 jjh@

9월 모의평가(이하 9월 모평)가 끝났다.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소위 '수능 포기자'가 속출하는 시기다. 대학 수시 접수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수능 대신 대학별 고사 준비에 집중하는 학생도 늘어난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 대다수는 '수능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질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우선선발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면 합격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능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9월 모평을 철저히 분석한 뒤 남은 시간을 잘만 활용하면 얼마든지 점수를 올릴 수 있다.

국어 A형, 과학기술 지문 난해
수학, 미적분 문제 까다로워
영어 B형, 지문별 어휘 많아
사탐, 시사적인 소재 등장
과탐, EBS 문항 변형돼 출제
                    :
상위권, 고난도 문제해결 집중
중·하위권, 취약 문제 정리해야

■9월 모평 분석해보니

이번 모평의 경우 전반적인 난이도에 있어 국어 A·B형과 영어 A형, 사회탐구는 6월 모평과 수준이 비슷한 반면 수학 A·B형, 영어 B형은 6월 모평보다 어려웠다고 평가됐다. 과학탐구는 6월 모평보다 쉬웠다고 분석된다.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보면 국어는 전반적으로 어려웠던 반면 수학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영어는 A형의 경우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지만 B형은 비슷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EBS 연계가 강화되는 한편 A, B형 난도 차이가 확연한 것이 이번 모평의 특징이기도 하다.

입시전문가들로부터 영역별로 주요 내용을 들어봤다. 우선 국어 영역부터 살펴보자. 독서의 경우 6월 모평과 달리 A형은 독서 제재가 출제되지 않은 반면 과학기술 지문이 상당히 어렵게 출제됐다. 독서 단독 문항 1문제가 출제된 B형의 경우 문법 문제가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사회 제재는 공통으로 출제됐지만 B형에서 기술 제재가 출제되지 않은 것도 눈에 띈다. 문학의 경우 고전 시가와 극이 공통 지문으로 출제됐다. 고전 시가는 동일 지문을 활용했던 6월 모평과 달리 B형의 경우 고전 원문으로 출제됐다. 수필을 출제했던 6월 모의평가와 달리 이번 시험에는 극이 출제됐다.

수학 영역은 A형과 B형 모두 비교적 평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출제범위가 6월 모평보다 넓어져 재학생의 경우 체감 난이도가 다소 높았을 수 있다. 이전 시험에서 비교적 어렵게 출제되던 기하와 벡터 문제들이 다소 쉽게 출제됐지만, 미적분 문제가 까다롭게 출제됐다. 내용의 문제라도 물음 형태를 달리해 난이도 차를 확연히 한 것도 특징이다. 부산종로학원 김윤수 평가실장은 "A형 9번과 B형 25번(조건부 확률), A형 10번과 B형 8번(중복조합), A형 16번과 B형 18번(무한등비급수), A형 19번과 B형 20번(표준정규분포)은 같은 개념을 묻되 난이도와 물음의 형식을 달리한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영어 영역은 특히 A형과 B형 난이도 차이가 분명히 드러났다. 일단 지문별 어휘수가 A형에 비해 B형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A형에는 일상생활과 관련된 비교적 평이한 문제가 많이 출제된 반면, B형에는 난도가 높은 유형의 문제가 많이 출제됐다. 난도가 높은 빈칸추론 문제의 경우 B형은 6문항이 출제된 반면 A형은 3문항에 그쳤다. 배점 차도 눈여겨 볼 만하다. 공통문항의 경우 B형에서 2점짜리 문제가 A형에서 3점이 되는 식이다. 이처럼 고난도 문제 해결 여부에 따라 1등급과 2등급이 나뉠 가능성이 크다.

사회탐구 영역은 교과 내용을 다양한 형태로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다양한 자료를 분석·종합해 결론을 이끌어내는 문항과 관련 내용을 비교·분석하는 문항, 자료와 관련한 탐구 주제를 세울 수 있는지 묻는 문항, 구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있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항 등이 주로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 우익이 만든 역사 교과서의 검정 통과 문제 등 시사적인 소재를 활용하거나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있는 상황을 교과 내용과 연계한 문항도 눈에 띈다.

과학탐구 영역은 EBS 수능교재에서 다루었던 문항이 변형돼 다수 출제됐다. 인류의 복지에 도움을 준 화학 분야에 관련된 문항(화학Ⅱ 1번), ABO식 혈액형(생명과학Ⅰ 13번), 황사의 이동 과정(지구과학Ⅰ 5번) 등 실생활 관련 문항과 실험 상황과 관련된 자료를 제시한 문항(화학Ⅰ 18번, 생명과학Ⅰ 5번) 등이 대표적이다.


■추석연휴 등 시간관리 잘해야

9월 모평 결과가 좋지 않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가채점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동안 치른 모평 성적을 토대로 기대 수능성적의 수능최저학력기준 만족 여부와 정시에서 지원가능 대학을 가늠해 수시 및 정시 지원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수능 때까지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좋을까.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제 중심으로 계획을 짜보자. 특히 추석 연휴나 공휴일은 학습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이때 일일 계획과 주간계획을 따로 세워 학습량을 나누면 효율적이다. '2~4시 국어 기출문제 풀이' 식으로 시간 중심으로 세우기보다는 과제중심으로 계획을 세우는 편이 목표 달성에 유리하다. 모평 결과를 꼼꼼하게 분석한 뒤 약점 보강이 힘들다고 판단된다면 목표하는 대학의 모집요강을 토대로 집중할 과목을 선택해 계획을 짜 공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연휴를 알차게 보내겠다는 생각으로 택하기 쉬운 단기 특강은 본인의 취약점을 보완하거나 학습계획을 반영하지 않는 내용이라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이달 말부터 진행되는 논술 고사에 대비하기 위한 논술 단기 특강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것도 수능 감각을 잃어버릴 위험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은 "수능이 치러지는 시간에 맞춰 시간대별 해당 과목에 대한 문제풀이를 해보는 것도 실전 감각을 익히고 긴장을 유지하는 데 요긴하다"고 추천했다.

상위권의 경우 고난도 문제해결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학의 경우 2013학년도 수능에서 가·나형 모두 고난도 문항이 각각 3문항 출제된 만큼 어려운 문제에도 도전해야 한다. 김윤수 평가실장은 "1~2등급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들은 너무 쉬운 문제집으로 복습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제껏 보지 못했던 신 유형 문항이나 고난도 문항에 도전하면서 자신의 부족한 단원 또는 특정 부분을 집중공략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가장 논란이 많은 영어 영역 역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메가스터디 교육연구소 김기한 소장은 "B형을 선택한 학생들은 상대적인 등급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취약부분을 보완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EBS교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70%수준으로 연계되는 기본적인 문제에서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 틀린 문제를 통해 취약한 문제 유형과 개념을 파악해 정리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윤여진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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