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에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 내정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한국거래소(KRX) 이사장 자리가 지난 6월 13일부터 공석 상태인 가운데 최경수(63·사진) 전 현대증권 사장이 거래소 차기 이사장으로 내정됐다.

10일 정부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그동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최 전 사장이 최종 임명권을 가진 청와대의 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의 차기 이사장 후보로 신청한 11명 가운데 최 전 사장이 내정됐고, 이를 거래소 측에 통보했다"면서 "최 전 사장은 재정경제부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행정경험이 풍부하고, 증권사에서도 CEO로 일한 경험이 있어 민·관을 두루 거친 점이 높게 평가됐다"고 밝혔다.

행정·CEO 경력 높이 평가
청와대서 낙점 알려져
박근혜 대선 캠프 활동도

부산 시민단체 반발 성명
"지역 배려 없는 낙하산"

최 전 사장은 경북 성주 출신으로 경북고, 서울대 지리학과를 나왔다. 행정고시 14회로 재경부 세제실장, 재경부 국세심판원장, 중부지방국세청장, 조달청장 등을 거치는 등 대표적인 경제관료 출신으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현대증권 사장을 역임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어 김봉수 전 거래소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난 6월부터 차기 이사장 유력설이 나왔었다.

이사장 선임 절차는 거래소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오는 13일 11명의 후보자 중 6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해 3명으로 압축한 뒤 26일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후보를 선출하면 금융위원장의 제청과 대통령의 임명을 거쳐 거래소 이사장이 취임하게 된다. 이 같은 절차는 공공기관의 특성상 통과의례에 불과해 사실상 임명권을 가진 청와대의 낙점으로 이사장이 선임돼 왔다.

최 전 사장이 거래소 이사장으로 내정됐지만 최 전 사장의 선임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는 점이 난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산금융도시시민연대,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등 부산지역 시민단체는 10일 오전 성명을 내고 "부산시민들은 '거래소의 부산화'에 대한 명확한 신념과 의지가 있는 인물로 거래소 이사장을 선임할 것을 요구해 왔다"면서 "하지만 정부는 시민들의 정서를 외면하고 정권의 입맞에 맞는 인물을 선임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시민단체들은 또 "부산지역에 대한 배려가 없는 명백한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며, 부산을 이해하고 '부산의 파생금융 중심도시'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가진 인사를 거래소 이사장에 선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 노조의 반대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노조는 최 전 사장에 대해 "현대증권 재직 당시 투자를 결정한 선박펀드와 현대저축은행의 투자실패가 심각한 수준이이어서 자질에 문제가 있다"는 반대 성명서를 지난 6월 발표하기도 했다. 거래소 노조 관계자는 "거래소 차기 이사장은 어떤 출신이냐보다는 도덕성과 전문성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철저한 검증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세헌·이정희 기자 corni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