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폐막 '제8차 포럼' 성과는? 양 도시 뜨거운 연대, 차갑게 얼어붙은 한·일관계 개선 돌파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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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후쿠오카 포럼

제8차 부산-후쿠오카포럼에서 부산발전연구원 최치국 선임연구위원이 초광역경제권의 밑거름이 될 광역교통망 구축을 제안하고 있다. 서일본신문 제공

"지리적 근접성이라는 장점을 활용해 산업집적 보완적 관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

격동하는 동아시아 정세 속에서 국경을 넘는 연대의 길을 논의한 '제8차 부산-후쿠오카포럼'이 7일 막을 내렸다.

지난 6~7일 일본 후쿠오카 시에서 열린 포럼에 참가한 두 도시 오피니언 리더들은 '지역 대 지역' 교류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부산-후쿠오카 연대가 차갑게 얼어붙은 양국관계를 개선하는 돌파구가 되기를 기대했다.

양국 정상회담 안 열려 우려
미디어도 성숙한 보도 중요
초광역경제권에 정부 더 관심을
경제 분야 의견 교환 뜨거워
젊은 층 교류 신경 써야 '미래'
타 지역도 옵서버 참가 검토


후쿠오카 측 대표 이시하라 스스무 JR큐슈 회장은 "600만 명의 인적교류와 1천억 달러의 무역 실적을 쌓아온 한국과 일본은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관계"라는 말로 포럼의 문을 열었다.

양측 포럼 회원들은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는 현재의 한일관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일해협권의 공동발전을 위한 부산·후쿠오카 초광역경제권구상에 양국 정부가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도 요청했다.

제1세션으로 열린 '미디어 분야-미디어와 한일해협권'에서는 부산일보 이명관 사장과 서일본신문 가와사키 다카오 사장이 주제 발표에 나서 기자 파견·공동광고 유치 등 양사의 교류사업 현황과 발전방향을 소개했다.

이명관 사장은 "부산일보와 서일본신문 간의 교류를 기자 간 교류에서 업무분야 교류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부산-후쿠오카포럼 시작 후 미디어 분야에 대한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냉각된 한일관계 회복을 위해 양국의 미디어가 공정하고 성숙한 보도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됐다.

서일본방송 데라사키 가즈오 사장은 "최근 영토·역사문제 보도에 있어 미디어도 일정 책임이 있다"며 "현재 KNN과의 드라마 '멘타이 삐리리' 공동제작과 같은 활발한 교류와 협업의 전개가 양국 관계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대 장제국 총장은 "양 지역의 신문·방송들이 함께 미디어 리뷰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ICT(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협업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경제 분야-한일해협권의 경제진흥'을 주제로 열린 제2, 제3세션에서는 이번 포럼의 핵심인 만큼 구체적인 제안과 의견 교환이 뜨겁게 펼쳐졌다.

포럼에 앞서 열린 기조강연에서 기무라 후쿠나리 게이오기주쿠대 교수는 "부산과 후쿠오카는 직선거리 200㎞로 재고를 두지 않고 바로 쓰는 '저스트 인 타임'이 가능하다"며 "산업집적의 보완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잠재성이 있는데 이런 지역적 우위를 충분히 살리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스에요시 노리오 후쿠오카상공희의소 회장과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이 언급한 '페리를 이용한 밀크런 물류 방식과 양국 더블넘버 트레일러를 사용한 닛산자동차규슈와 르노삼성자동차의 부품 공유'는 지역적 장점을 살린 성공사례로 부각되며 관심을 끌었다.

부산발전연구원 최치국 선임연구위원은 "초광역경제권 현실화를 위해서는 부산-후쿠오카 셔틀항공노선 개발과 한일해저터널 등의 통합교통망 구축이 꼭 필요하다"며 한일 공동연구를 제안했다.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초광역경제권의 범위를 확대하는 문제에 대한 논의는 지난 7차 포럼보다 한발 더 나갔다.

포럼의 내용을 정리한 의장총괄에 '내년 이후 본 포럼에 옵서버로서 한국 동남권과 일본 후쿠오카 이외의 기업·단체 관계자의 참가를 검토한다'는 내용이 명기됐다.

산업 분야별 교류에 이어 중소기업 교류의 장도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부산울산벤처기업협회 김경조 회장은 "양 지역 모두 중소기업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분업에서 중소기업의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에너지 분야에 있어서도 연대를 모색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규슈전력 쓰가미 겐지 부사장은 "부산신항이 구상 중인 LNG 선박연료 공급기지를 이용해 한일공동조달에 나선다면 LNG 가격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의 입장에서는 지진 등 지리적 위험성을 줄인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방사능 오염수 유출에 대한 투명한 정보 제공과 향후 사고 예방을 위한 원자력의 안전안정운영에 대한 사업자간의 정보 공유 필요성도 언급됐다.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젊은층의 교류에 더 많이 신경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부산대 김기섭 총장은 "'부산·후쿠오카 대학간 컨소시엄'이 5년간 기간을 연장했다"고 전했다.

부산대-규슈대 공동인턴십에 동참한 스미토모상사큐슈의 미조부치 히로아키 사장은 "고령화·독거세대 대처방안 등 동아시아 지역의 현안과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친 대학생들이 양국을 잇는 글로벌 인재로 활약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럼 이후 허남식 부산시장과 함께 공동간담회에 참석한 다카시마 소이치로 후쿠오카시장은 " 고교생 스포츠 교류 등 행정에서도 착실하게 여러 교류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부산-후쿠오카포럼이 민간 교류에서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후쿠오카=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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