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에게 제공된 해운대해수욕장 편의시설(파라솔·샤워장) 운영권이 수천만 원에 거래된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3일 부산경찰청 폭력계(계장 김현진)는 지분을 투자해 해운대해수욕장 편의시설을 대신 운영하고, 수익 배분에 불만을 품고 영업을 방해한 혐의(폭력행위 등)로 노 모(42) 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노 씨의 사주를 받고 편의시설 영업장에서 행패를 부린 혐의로 영도파 관리 대상 조직폭력배 조 모(41) 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장애인단체, 구청서 수탁 후
개인에 수천만 원 받고 일부 넘겨
수익 배분 불만 조폭 동원 행패
경찰, 업자 등 둘 구속영장

조 씨 등은 4명은 지난달 27일 오전 9시께 김 모(50·지체장애 2급) 씨가 운영하는 해수욕장 편의시설에 찾아가 손님이 못 오게 하는 등 3시간 동안 행패를 부린 혐의다.

경찰 확인 결과 노 씨는 지난해 7월 김 씨와 향후 5년 간 해운대해수욕장 파라솔 등을 공동 운영하기로 하고 8천만 원을 투자했다.

장애인단체 회장인 김 씨는 지난해 해운대구청으로부터 해수욕장 해변의 편의시설 운영권을 따낸 뒤 노 씨에게 운영권을 넘겼다.

운영권을 주는 대가로 김 씨는 수천만 원을 챙겼고, 노 씨는 편의시설을 운영하면서 이득을 올린 것이다.

둘의 관계자는 올해 김 씨가 편의시설을 직접 운영하고 노 씨에게 수익이 적은 샤워장 운영권만 주면서 틀어졌다.

해운대구청은 해운대해수욕장 해변을 18개(지난해 20개)로 구획해 장애인단체, 상이군경회, 모범운전자회 같은 단체에 운영권을 줬다.

파라솔은 모두 6천 개로, 구획당 300~350개 정도가 할당된다. 파라솔은 빌리는 데 하루 5천500원 정도 받는다. 이 대가로 해당 단체가 내는 것은 이행보증금 1천만 원뿐이다.

부산경찰청 김치환 경위는 "장애인단체 기금 마련을 위해 준 편의시설 운영권이 엉뚱한 이들의 돈벌이 수단이 됐다"며 "이들 간의 거래에 브로커도 개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운대구청 해운대해수욕장관리사업소 손춘익 팀장은 "전대 사실이 최종 확인되면 이행보증금 1천만 원을 구청에 귀속하고, 향후 운영 참여에 원천 배제할 것이다"고 밝혔다. 김마선 기자 m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