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PD' "죽어서도 나는 경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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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D. UPI 제공

"여긴 어디죠?"

"당신 죽었어. 우린 당신의 기술이 필요해. RIPD에서 일해 줘."

"무슨 일을 하지요?"

"떠도는 불량 유령들을 영원히 보내는 팀이지."

로베르트 슈벤트커 감독의 신작 'R.I.P.D'에서 주인공인 강력계 형사 닉 워커와 수사본부 여자 감독관의 대화다. 언듯 보면 지상에서 나누는 말 같지만 저승에서의 대화다. 범인을 쫓던 중 형사 닉이 사망했고, 죽어서도 골치 아픈 유령들을 잡아들이는 RIPD에 강제 배치된 것. 이 작품이 닉이 베테랑 파트너와 함께 특급 임무들을 수행하는 과정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저승서 유령 잡는 강력계 형사 이야기
만화적 상상력 버무린 액션 블록버스터


스토리는 어렵지 않다. 범인과 총격전 중 불의의 일격을 당해 사망한 닉(라이언 레이놀즈). 눈을 떠 보니 이상한 사무실에 도착했다. 이름하여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서(Rest In Peace Department)다. 이곳은 인간들을 괴롭히는 불량 유령들을 잡아들이는 사후 강력계 형사반. 하지만 복수는 이때부터 시작된다. 고스트 캅으로 들어간 그는 고참 파트너 로이 펄시퍼(제프 브리지스)와 이승과 저승 사이를 떠돌며 인간 세계를 위협하는 악당 유령들을 처단한다. 환상적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인간세상에 찾아온 초유의 위기에 맞서는데….

'플라이트 플랜' '시간 여행자의 아내' '레드'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연출하며 다재다능함을 보여 줬던 로베르트 슈벤트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이야기의 설정부터 액션과 코미디를 결합한 모양새다.

마치 '맨 인 블랙'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가운데 무엇보다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만화적 상상력이다. 주인공 닉이 범인의 총에 맞아 사망한 뒤 주변이 폭발하면서 사후세계로 빨려드는 영상이 단연 압권이다. 놀랍게도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이 장면은 폭발 순간, 자동차와 각종 물건들, 사람들이 날아가는 장면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소품과 스턴트맨에 와이어를 달아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연출했다.

또 폭발의 생생함을 살려 줄 수 있는 연기 등 작은 입자들을 컴퓨터그래픽으로 표현하는 한편, 모든 것이 멈춘 듯한 인상을 주기 위해 주인공을 화면 한가운데로 직접 걸어가게 했다. 이후 죽은 자가 블랙홀에 빨려들어가 사후세계로 진입하는 모습도 꽤나 인상적이다.

여기에 인간세상과 중간세계를 오갈 수 있는 새로운 존재인 유령의 모습 역시 독특하다. 인간세상에 몸을 숨기고 있는 유령들은 위협적이고 사악하지만 코믹하다. 예컨대 인간이었을 때 도둑이었다면 유령이 되었을 땐 거대한 손을 갖는다. 빈티지와 모던함이 공존하는 미국 보스턴에서 촬영됐으며, 폭발적이고 시원스러운 총격전이나 빠르고 역동적인 카 체이싱 장면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관록의 연기파 제프 브리지스와 개성 만점의 배우 케빈 베이컨, 라이언 레이놀즈가 의기투합했다. 22일 개봉.

김호일 선임기자 tok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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