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산물 방사능 오염 괴담 확산, 수산물 검사와 모니터링 강화해 불신 차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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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방사능감시센터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7일 하루 약 300t의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인근 바다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직접 언급했다. 일본 정부가 유출되는 오염수의 양을 추정해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발 방사능 공포도 확산되고 있다. 공포와 우려는 괴담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특히 바다에서 잡히는 수산물이 육지의 농산물처럼 경계가 뚜렷하지 않아 원산지에 대한 개념 자체가 모호하다는 점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불신뿐만 아니라 수산물 전체에 대한 방사능 오염 공포로 이어지고 있다. 수산물 안전성에 대한 논란과 제기되고 있는 쟁점들을 짚어 본다.

올 상반기 1만 3천80톤
수입 수입 건수당 시료 채취 검사

원산지 섞어 수출할 경우
샘플 검사에 빈틈 생길 수도

다른 외국산·국내산 경우도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없어


■일본산 수산물, 대량 수입?

올 들어 수입된 일본산 수산물은 1만 3천80t로 지난해 상반기(1만 3천787t)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생을 전후한 2011년 상반기 수입량(3만 134t)보다는 크게 떨어졌다.

원전사고로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비중도 크게 줄었다. 2010년 전체 수산물 수입량의 7% 정도 비중을 차지했던 일본산은 지난해 이후 2~3%대로 떨어졌다.

방사능 괴담 중 국내 유통 명태의 90% 이상이 일본산이라는 건 사실이 아니다. 해양수산부와 한국수산무역협회에 따르면 명태의 95% 이상이 러시아산이다. 그러나 생태의 90%는 홋카이도 등에서 온 일본산이다. 일본산 생태의 90%가량은 부산으로 들어온다.


■방사능 오염 검사 믿을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본산 수산물의 경우 후쿠시마 현 등 8개 현 49개 품목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일부 현(16개 현)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의 방사능 성적검사서와 원산지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다.

정부는 수입 때마다 항만에서도 방사능 오염 검사를 다시 실시하고 있다. 일본산 수산물은 수입 건수마다 일정량의 샘플로 시료를 채취해 검사한다. 샘플 검사는 수입 건별로 모두 같은 곳에서 잡을 경우 동질한 수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는 정확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극단적인 예로 일본 수출업자가 방사능에 오염된 원산지가 다른 같은 품종의 수산물을 함께 섞어 수출할 경우 샘플 검사에는 빈틈이 생길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그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지만, 지금의 샘플검사 방식은 95%의 정확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량 검출 수산물 먹어도 괜찮다?

정부는 2011년 3월 이후 지난달 5일까지 일본산 수입 수산물 1만 2천588건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실시했으며, 이 중 130건에서 기준치 이하인 평균 ㎏당 4~5베크렐(㏃)의 방사능 물질이 검출됐다.

정부가 발표한 2011년 3~12월 일본산 수입 수산물 세슘 검출 현황자료에 따르면 냉장명태는 12건(58.9t), 냉장대구 4건(9.1t) 등으로 나타났다. 2012년에는 냉장명태 34건(186.4t), 냉장대구 9건(9.7t), 냉동고등어 37건(2천335.8t) 등으로 검출량이 크게 증가했다.

방사능 관련 시민단체들은 방사능 오염 물질은 미량이라도 위험하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근거로 2011년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가 발표한 자료를 제시했다. 위원회는 '세슘137' 1천㏃을 한꺼번에 먹을 경우 600일이 지나면 완전 배출되지만, 하루에 1㏃씩 600일을 섭취할 경우 180㏃이 체내에 남는다고 밝혔다.


■국내산, 다른 외국산 수산물은 안전?

국내산 수산물에 대한 안전성도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리 연근해에 있던 회유성 어종의 경우 방사능에 오염된 곳으로 갔다 돌아올 수 있고, 이동하면서 방사능에 오염된 먹이를 먹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연어는 쿠로시오 해류 북동쪽으로 이동했다가 우리나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국내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 기준치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본산 수입 수산물의 경우 세슘 기준치는 100㏃/㎏이지만, 국내 수산물은 370㏃/㎏이다. 만약 국내산 참치에서 200㏃이 검출되더라도 정상 유통된다. 그러나 일본에선 오염치다.

다른 외국산 수산물에 대한 안전성도 확신할 수 없다. 러시아산 수산물도 해류 흐름에 따라 방사능에 오염됐을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산 명태는 일본과 가까운 바다에서 일부 어획된다.

먼바다에서 잡은 참다랑어도 마찬가지다. 태평양에서 잡는 참다랑어는 일본 근해에서 자란 뒤 태평양으로 이동한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 인근에서 잡힌 참다랑어에서도 다량의 세슘이 검출됐다.

수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산은 물론이고 국내산과 다른 외국산 수산물도 모두 100% 안전하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일본 정부에 방사능 오염과 관련된 정보를 최대한 요구하고, 모든 수산물에 대해 검사와 모니터링을 강화해야만 불신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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