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에 가면 부산해물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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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보리 속에 흑미와 해물로 만든 소가 들어간 '부산해물빵'.

얼핏 호두과자처럼 보였다. 맛도 얼추 비슷할 거라 짐작하고 우물우물 씹어 보니, 천만에! 씹는 맛이 다르다. 찰보리를 써서 그런지 근기가 느껴졌다. 소도 팥앙금이 아닌 흑미로 만든 덕분에 달지 않고 은근하고 부드럽다. 마지막에 뭔가 쫀득한 게 씹혔다. 대체 이게 뭔가!

"쫄깃하게 씹힌 건 전복 살입니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지만 해물빵에는 해물이 있는 거죠!"

그러고 보니 '자갈치 아지매들이 만든 부산해물빵'이라는 선전 문구와 함께 전복·문어·새우·매생이·파래·감태 6가지를 넣어서 만들었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새우, 도미, 조개, 복어, 해마 모양의 빵틀로 찍어내 모양에서부터 갯내음이 그윽하다. 자갈치상인들이 마을기업 '남항고기빵상인조합'을 결성하고 지난해 6월 상품을 첫 출시한, 항구도시 부산의 특화빵인 것이다.

마을기업 '남항고기빵상인조합'서 출시
전복·문어·매생이 등 6가지 들어가

전복·문어·새우는 삶은 뒤 갈아서 넣고, 매생이 등은 분말을 흑미 소에 넣었단다. 그런데 해물로 소를 만들면서 대체 어떻게 비린내를 잡았을까?

조합을 이끌고 있는 이승재 대표는"부경대 산학협력단의 도움을 받아 가며 백포도주 등의 재료를 사용해 비린내를 잡는 데만 2년이 꼬박 걸렸다"고 설명했다. 또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고 보존기한을 5일까지 늘리기 위해 시행착오 끝에 효과가 있는 천연추출물을 개발하는 등 숱한 난제를 해결했다고 덧붙였다.

아쉬운 건 '자갈치' 상표를 쓰고 싶었지만 이미 다른 대기업이 선점 등록한 탓에 '부산해물빵'이라는 명칭을 쓸 수밖에 없었던 점. 그래도 '부산빵'으로 알음알음 소문이 나면서 판매량이 제법 늘었단다. 현재 자갈시시장 3층 마을기업 홍보관에 매장을 두고 있고, 7월부터 거가대교 양방향 휴게소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인터넷과 전화 주문도 받는다.

이 대표는 "올해 예비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동시에 꼼장어빵과 성게빵 등 대여섯 종류의 신상품을 개발 중"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해물빵 10개들이 5천 원, 20개들이 1만 원, 32개들이 1만 5천원. www.jagalchibread.com. 080-412-0102. 김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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