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링 건강보험 적용되자 치과마다 '북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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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김석훈(55·부산 동래구 안락동) 씨는 지난 주말 아내와 함께 동네 치과를 찾았다가 발걸음을 돌렸다. 이달부터 치석 제거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스케일링' 비용이 저렴해졌다는 소식을 듣고 큰 마음을 먹었지만 '최소 사흘은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발길을 돌렸다.

김 씨는 "종전에는 5만 원도 넘는 가격에 엄두를 못 내다 건강보험을 믿고 치과를 찾았는데, 다들 비슷한 가 봐요"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7월 1일부터 만 20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치아 표면에 달라붙은 치석과 침착물을 제거하는 '스케일링' 시술에 건강보험 적용을 적용했다. 이 같은 조치는 국내에서 이른바 '풍치'라 불리는 치주 질환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8년 673만 명이던 치은염 및 치주 질환 환자는 2012년 843만 명으로 5년 사이 2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환자 부담 총진료비 역시 2008년 2천970억 원에서 2012년 4천936억 원으로 66.2% 폭증했다.

5만 원에서 1만 원 대 하락
지난달 전국 40만 명 시술
치위생사 구인 문의 증가
일선 치과 인력부족 우려


이번 건강보험 적용으로 5만~6만 원에 달하던 스케일링 비용은 평균 1만 원 대로 하락했다. 이 때문에 시내 치과마다 치석 제거를 원하는 환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덩달아 늘어나는 시술 수요에 맞춰 스케일링 시술을 도맡아줄 치위생사를 찾는 병원의 구인 문의도 증가 중이다.

스케일링에 건강보험이 적용된 첫날 6시간 만에 전국에서 1만 명 이상이 치석 제거 시술을 받은 등 지난달에만 40만 명 이상이 스케일링 시술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추세는 부산 시내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가격 부담이 없어지면서 충치나 교정 등 여타 진료를 받은 뒤 옵션으로 스케일링 시술을 원하는 진료 형태가 늘었다. 치과의사 전상원 씨는 "건강보험 적용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하루 3~5명 정도씩 스케일링 환자가 확실히 늘고 있다"며 "다른 치료를 받고 난 뒤 스케일링 가격을 묻고 시술을 추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신설된 치석 제거 급여 항목은 매년 7월부터 다음해 6월까지 연 1회에 한해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부산시치과의사회 이형모 이사는 "전국적으로도 치위생사 공급이 부족한 것으로 유명한 부산에서 이로 인해 치과마다 인력 부족 현상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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