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죽음 부른 무모한 해외원정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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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산악지역인 나가노 현 '중앙알프스'에서 조난된 한국인 단체 등산객 5명 중 70대 등 한국인 남성 3명이 숨졌고 2명은 연락두절 상태다. 부산의 한 산악회 회원들과 그 지인 등 20명으로 구성된 이들 등산객 일행은 29일 아침 몇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등반 중이었는데, 아침부터 비바람이 강해 날씨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연락이 두절된 조난자들을 찾는 게 최우선이다. 일본 경찰은 실종자 수색에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

이번 사고는 무모한 해외원정 산행에 대한 경종을 울려 준다. 아무리 등산 경험이 많은 산악회 회원들이라고 해도 악천후 속에서 지형에 익숙지 않은 해외원정 산행을 하게 되면 큰 사고를 당할 우려가 상존한다. 등반 전에 날씨 정보를 잘 챙기고, 비상연락 대책을 세우는 등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번 사고도 악천후를 무릅쓴 등반에다, 휴대전화 등 통신체계가 작동되지 않아 구조가 어려워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 등산객들이 소지한 휴대폰은 일본 산악지역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70대 한국인 남성이 부상을 당해 움직일 수 없는 사태가 발생했지만, 현지 경찰에 정작 구조 요청을 한 사람은 인근을 지나던 일본인이었다. 일본에서는 로밍을 한 휴대폰이라고 해도 휴대전화 브랜드별로 산악 등 지역에 따라 불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등산객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만큼 외국인 등산객의 안전을 위한 비상대책을 세워야 마땅하다. 우선 산악지역 등 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여행지에서는 일본 현지에서 비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를 대여해 주는 방안을 고려해 볼 만하다. 그래야 비상시 사고지역에서의 원활한 현지 통신이 가능해져 사고를 방지하거나 추가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등산객들도 해외원정 산행 시에는 악천후나 고령자가 많을 경우 현지인 등반 가이드와 동반하는 등 사고 예방조치를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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