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미래 新 낙동강 시대] ⑤ 서부산권, 발길 끄는 '빨대 쇼핑몰'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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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 요리 배우고, 여가 즐기는 대형 쇼핑몰 필요"

신낙동강시대를 맞아 서부산권에 백화점, 혹은 그에 준하는 '빨대 쇼핑몰'이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서부산권 쇼핑몰 르네시떼(왼쪽)와 애플아울렛 전경. 부산일보DB

현대 사회에서 백화점은 단순히 물건만 사는 곳이 아니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곳이자 요리를 배우며 여가를 즐기는 곳이다. 갈 곳이 마땅히 없는 어린 아이의 놀이터이고, 외국인들이 쇼핑하러 들르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백화점은 집객 효과를 극대화한 쇼핑몰인 일명 '빨대 쇼핑몰' 분류된다. 편의시설을 넘어 생활수준의 척도로까지 작용하는 백화점. 서부산권에 백화점, 혹은 그에 준하는 '빨대 쇼핑몰'은 없다.

하지만 신 낙동강 시대를 맞아 빨대 쇼핑몰이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와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골목상권 침해 가장 심각

대규모 점포 수를 놓고 보면 동서 격차가 극명하다. 부산진구와 사상구를 기준으로 동서로 구분했을 때 동부산권의 대규모 점포 수는 45개, 서부산은 17개로 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

백화점은 동부산, 대형마트는 서부산 밀집
SSM은 사하구 18곳, 해운대 이어 두 번째
업계 "구매 수요 있지만 구매력 낮다" 분석
인근 공항·철도 인프라로 성공 가능성 높아
세계적 생활 가구 업체 '이케아' 부지 물색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매장 면적의 합계가 3천㎡ 이상일 때 대규모 점포로 분류한다. 이 기준으로 대규모 점포수가 가장 많은 곳은 해운대구와 부산진구. 각각 13곳이 영업 중이다. 동래구가 6곳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에는 백화점도 몰려 있다. 해운대구에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NC백화점 등 3개가 들어서 있다. 부산진구와 동래구에도 롯데백화점이 각각 1곳씩 있다. 부산 시내 전체 총 7개의 백화점 중 5곳이 이들 지역에 몰려 있다.

반면 서부산권의 낙동강권역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위주의 점포가 들어서 있다. 골목 상권 침해가 심각한 반면, 주변 상권과 공생할 수 있는 대형 쇼핑몰은 없다.

대규모 점포는 사하구 5곳, 북구와 사상구가 각가 4곳이다. 대형마트가 총 9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사하구가 18곳으로, 해운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어 북구가 11곳, 사상구는 5곳으로 남구에 이어 부산에서 다섯 번째 규모다. 기업형 슈퍼마켓이 많은 지역 순위 5위권 안에 무려 4곳이 낙동강권역의 지역인 셈이다.

반면 소규모 상권과 다른 시장을 공략하며, 주변 상권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대형 쇼핑몰은 전무하다. 사상구의 애플아울렛과 르네시떼가 그나마 가장 근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신라대학교 김대래 교수는 골목 상권과 상생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쇼핑몰은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브랜드를 중시하는 젊은 층, 고급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쇼핑몰은 주변 업소에 영향을 끼쳐 생산을 유발한다"며 "서부산을 대표하는 쇼핑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케아도 관심… 한계·잠재력 평가 엇갈려

백화점으로 상징되는 고급 쇼핑몰은 없지만, 대형 점포가 상대적으로 많은 현상은 낙동강권역의 가능성과 한계를 단적으로 설명해 준다. 구매 수요는 있지만, 구매력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지 신도시와 강서 에코델타시티 등 거대한 사업이 예정되어 있긴 하지만, 현재 시장의 수요를 고려했을 때 수익성은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들어 경기 불황으로 전국적으로 신규 백화점 출점이 거의 없는 데다 부산은 백화점 포화 상태라 추가 출점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A 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백화점만으로도 수요는 충족된다. 백화점 타깃층은 김해 장유의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과 인근에 곧 들어설 신세계 백화점으로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김해 프리미엄 아웃렛의 매출액이 해마다 15% 가량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화점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쇼핑몰이 서부산권에 가능하다는 기대도 있다.

애플아울렛 박보현 부사장은 "일본 등의 선진국 사례에서 보듯이 백화점의 성장은 한계가 있다"며 "고객층의 바뀐 수요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대형 쇼핑몰이라면 서부산에서도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 자본도 서부산 상권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세계적인 생활 가구 업체인 이케아가 최근 강서구 명지 신도시를 중심으로 극비리에 수요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한 관계자는 "지난해 7월께 이케아 측이 대규모 점포가 들어설 부지를 물색하고 부산시와 논의했다"고 밝혔다.

부산시의 또 다른 관계자는 "명지 신도시를 비롯해 낙동강권역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구매력을 갖춘 수요층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낙동강을 따라 형성된 생태관광 인프라와 인근 공항과 철도 등의 교통 인프라를 감안할 때 신개념의 쇼핑몰이 성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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