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박, 클래식 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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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박과 그의 친구들이 모였다. 왼쪽부터 유진박, 양욱진, 정성흡. 아카디아 제공

유진박이 클래식 무대로 되돌아온다.

유진박은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알려져 있다. 미국 뉴욕에서 3세 때 바이올린을 잡고, 8세 때 최연소로 줄리아드 예비학교에 입학하여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10세 때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그는 록과 재즈로 연주 영역을 확장하였다.

그러던 그가 2009년 매니저에 의한 감금과 폭행사건 피해자로 세상을 다시 한 번 놀라게 만들었다. 최근에는 지역의 한 매니저와 손잡고 재기를 노리고 있으나 형편없는 무대를 전전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소문이 나돈다. 또 정신적 불안 증세도 여전하다고 한다.

줄리아드 동문 양욱진·정성흡과 호흡
피아노 트리오 등 정통 클래식 재도전


여기에 친구들이 유진박에게 손을 내밀었다. "친구야, 우리 줄리아드 시절로 되돌아가자"라고.

유진박에게 스무 살 시절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다시 돌아가자고 손을 내민 이는 첼리스트 양욱진과 피아니스트 정성흡. 이들은 미국 줄리아드 음대에서 수학한 동문이며 미국에서 여러 차례 연주 무대에 올랐던 이력이 있다. 양욱진과 정성흡은 지난해부터 유명 연주자를 초청해 연주회를 가지는 '양욱진, 정성흡 & 프렌즈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콘서트의 두 번째 게스트로 유진박을 선택했다. 유진박은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잡는다.

양욱진은 "유진박이 음악 외적 요인과 개인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었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를 불러 옛날 한창 음악을 배우던 시절로 되돌아가보면 뭔가 색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안함도 적지 않다. 20년간 전자바이올린과 재즈, 록에 빠져 있었던 유진박이기 때문이다. 고도의 절제와 하모니를 요구하는 피아노 트리오와 피아노5중주를 과연 유진박이 무리 없이 소화할까.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기억을 과연 되살릴 수 있을까.

지난주부터 거의 격일마다 늦은 시간에 모여 연습 중인 양욱진은 한마디로 "좋다"를 연발하고 있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의 재기 무대로 훌륭한 연주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연주곡은 유진박을 젊은 시절 클래식의 고향으로 안내하는 곡들 위주로 짜였다. 베토벤의 피아노 트리오 작품97 '대공'(유진박 바이올린, 양욱진 첼로, 정성흡 피아노)과 슈베르트 피아노5중주 '숭어'가 연주된다. 5중주에는 이리나(바이올린)와 박희철(베이스)이 가세한다.

▶유진박-백 투 클래식=14일 오후 8시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070-7434-4502.

이상민 선임기자 ye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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