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노자와 다석 / 박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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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가르침, 기독교·불교와 다르지 않다"

5천여 자, 81장으로 이루어진 '노자', 곧 '도덕경'은 여러 모로 문제적이다. 특히 기독교 쪽에서 그러한데, 톨스토이와 슈바이처가 '노자'를 읽다 예수와 일치된 노자의 사상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기독교 사상가인 다석 류영모(1890~1981)도 노자의 도(道)를 하느님이 계시는 저 높은 곳으로 머리(首)를 향하여 달려가는(走) 모습을 나타낸 글자라 하여 '길', 이 길을 따르면서 올바르게 살려는 힘이 덕(德)이라고 새겼다.

다석은 일원다교(一元多敎), 즉 '가르침은 여럿이지만 진리는 하나'라는 종교관을 가졌다. 기독교를 줄기 삼아 불교 노장 공맹 등을 두루 꿰는 사상 체계를 세웠다. "하느님이 주시는 하느님의 생명인 얼(성령)을 석가는 법(法), 노자는 도(道), 공자는 덕(德), 예수는 얼(靈)이라 한 것이 다를 뿐"이라며 "얼의 나로는 너와 나가 없다. 그러므로 얼로는 예수, 석가, 공자, 노자의 구별이 없다"고 했다.

'노자와 다석'은 유교·불교·노장 사상과 기독교를 하나로 꿰어 독창적인 사상 체계를 세운 다석 류영모의 '노자' 번역을 바탕 삼아 그의 제자 박영호가 풀이를 덧붙였다. 류영모 번역/박영호 풀이/교양인/620쪽/2만 5천 원.

임성원 기자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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