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대 1학년(뒷줄 왼쪽부터 김은지, 강다솜, 강하나 씨) 동생들과 4학년(앞줄 왼쪽부터 정상훈, 이향미 씨) 언니들이 각자 화장품 파우치를 꺼내놓고 수다에 빠졌다. "맞아, 나도 그랬어!" "어머, 이거 어디 거예요?" 동서대 제공

5월 셋째 월요일인 오는 20일은 성년의 날이다. 어른의 많은 특권 중 소녀들을 가장 안달나게 만든 것은 화장이었다. 이르면 중학생부터 화장을 시작하는 요즘, 스무살 즈음의 여성들은 화장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까? 동서대 시각디자인과 1학년 강하나(19), 강다솜(19), 김은지(19) 씨와, 먼저 시행착오를 거친 언니들인 같은 대학 사회복지학과 4학년 정상훈(23), 이향미(23) 씨의 화장 수다에 끼어들어 보았다.

여대생 5명의 화장 수다

뭐든 다 해 보고 싶은 대학생
지나치게 분칠해 부작용도
이젠 나한테 맞는 정보 선택
메이크업 블로그도 유용


■얼굴은 하얗게, 입술을 빨갛게

정상훈 처음에는 얼굴은 하얗게, 입술은 빨갛게! 그게 최고인 줄 알았잖아.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랑 더페이스샵에서 메이크업베이스랑 틴트를 고른 게 첫 화장품 쇼핑이었어. 그때에는 얼굴색이랑 목 색을 맞출 생각도 못하고, 강렬한 게 예뻐 보여서 아이라인도 과하게 강조했던 것 같아.

이향미 나는 눈썹 숱이 없는 편이라 미샤에서 아이브로를 처음 샀어.

강하나 중학생 때 동네 슈퍼에서 색깔이 있는 니베아 립밤을 처음 샀어요.

강다솜 고등학교가 남녀공학이라 1학년 때 화장을 많이들 시작했어요. 클린앤클리어 훼어니스 로션이라고 있는데, 얼굴색은 하얘지는데 선생님들이 닦아내도 묻어 나오지 않아서 완전 히트였죠.(일동, 격하게 동의)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얼굴에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다 해 보고 싶어서, 매일같이 하이라이터나 섀딩으로 얼굴을 세워도 보고 깎아도 보고 했는데, 이제 웬만큼 해 본 것 같아요.

김은지 저는 중학교부터 공학이었는데, 주위에 한두 명씩 찍어 바르기 시작하니까, 제 얼굴이 너무 누렁이 같은 거예요. 저도 훼어니스 로션으로 시작해서 엄마가 사 주신 BB크림을 발랐는데, 처음에는 하도 허옇게 발라서 엄마한테 "달걀귀신 같다"고 혼도 났어요.


■겟잇뷰티에서 내 얼굴 찾기까지

김은지 대학 들어와서 친구들 화장하는 거 보고 있으면 재미있고 궁금하기도 해요. 친구한테 너처럼 화장해 봐 달라고 하기도 하고요. 대학 와서 립스틱도, 아이섀도도 처음 사 봤어요. '겟잇뷰티(케이블 TV에서 하는 뷰티 프로그램)'도 많이 봐요. '저렴이' 브랜드나 트렌드도 많이 나오거든요. '겟잇뷰티에서 1등 했다더라'하면 사서 써 보게 돼요.

강하나 네이버 메인 화면에 메이크업 블로그들이 많이 뜨거든요. 아주 상세하게 나와 있어서 유용해요. '여시(여성시대)'나 '쭉빵' 카페 같은 커뮤니티에도 화장품 정보가 많고요.

강다솜 페이스북에도 '겟잇뷰티'나 블로거들이 만든 5분 메이크업 동영상 같은 게 많아요. CC크림이나 에뛰드볼류머, 틴트 같은 화장품은 로드숍에서 주로 사요.

정상훈 '겟잇뷰티'나 연예인들 화장을 보더라도 무조건 따라하는 게 아니라 나한테 맞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같아. 얼굴형이나 피부 타입이 다 다르니까. 처음에는 브랜드숍에 주로 가다가 나한테 맞는 브랜드를 찾으면 백화점에서도 사고.

이향미 이것저것 시도해 봤는데, 나한테는 진한 화장이 안 어울린다는 걸 알고 지금은 비비크림, 마스카라, 입술 정도만 하게 됐어. CC크림도 너무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아서 나한테는 안 맞더라.

김은지 요즘은 화장을 일찍 시작하니까, 친구들도 '생얼'로는 절대로 안 나가요. 피부가 너무 빨리 늙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강하나 저는 얼굴색이 검은 편이라 피부가 하얘 보이는 게 아직 중요해요. 지금은 비비크림이랑 틴트 정도를 바르는데, 목 색깔이랑 얼굴색이 다른 건 아직 신경을 못 썼네요.

정상훈 화장을 해 볼수록 감추고 덮으려는 화장보다 장점을 잘 부각시켜서 내 얼굴 그대로를 잘 드러내는 메이크업이 좋은 것 같아. 너무 과한 화장은 정작 내 장점을 죽일 수도 있거든.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영상제작=김미진·주찬경 대학생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