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예체능 수험생 유례없는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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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B형?…'선택형 수능' 선택 너무 어려워!

교육부가 올해 초 학교현장 혼란과 수능 3년 예고제를 들어 '수준별 선택형 수능 유보 불가' 방침을 밝혔지만 수능이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현재 수준별 수능 도입 논란은 여전하다. 특히 교대 및 예체능 계열은 대학마다 기준이 달라 선택한 수능 난이도에 따라 대학 지원 기회 자체가 줄게 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교육부와 교육청 등에 따르면 수준별 수능은 수험생이 자신의 학력 수준에 맞는 난이도를 택해 진학할 대학을 고르도록 한 것이다. 수능 준비에 대한 부담을 덜고 사교육 의존도를 크게 낮추기 위해 마련됐다. 2014학년도에 첫 도입되는 수준별 수능은 출제유형이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나뉜다.

대학 가산점·기준 제각각
부산대 지원 땐 경북대 지원 못해
A, B형 따라 국립대 지원폭 달라


문제는 대학마다 선택 수능의 기준이 다르다는 데 있다. 특히 교대를 지원하는 수험생의 경우 특정 지역의 교대를 지원하게 되면 다른 지역 교대에서는 불이익을 받는 불상사가 생긴다.

실제로 부산교대와 서울교대는 영어영역이 B형으로 고정돼 있는 반면 공주교대와 전주교대, 청주교대는 B형을 두 개 택해야 하는 조건이 있다. 그 외 지역의 교대는 A, B형 둘 다 가능하다.

하지만 어려운 B형에 대한 가산점은 아예 없거나 크지 않다. B형을 택해 낮은 등급이라도 받게 되면, A형을 택해 높은 등급을 받은 수험생에게 크게 뒤질 수밖에 없다. 사실상 대학 지원 폭이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이 같은 문제는 예체능계열도 마찬가지다. 서울대는 국어·수학·영어영역 중 2개 영역에서 B형을 반드시 택해야 하는 반면 부산대와 부경대는 국어와 영어영역만 A형을 치른다. 경북대 체육교육학과는 국어·수학영역의 경우 A형을 치르되 영어영역은 B형을 치러야 한다. 국립대 예체능계열에만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한 곳을 택하면, 다른 국립대 지원은 힘들게 된다.

캠퍼스별로 기준이 다른 경우도 있다. 한양대 서울캠퍼스 예체능계열은 국어·영어영역 A, B형이 모두 가능한 반면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의 실용음악학과와 예체능계열은 국어·영어영역 A형을 치러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교에서는 진학 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지역의 한 진로진학상담교사는 "교대에 지원하는 학생이나 예체능 계열의 학생의 경우 진로는 명확한데 난이도 선택에 따라 지원 대학이 달라져 어떤 수준으로 해야 할 지 난감하다"고 털어놓았다.

한 입시 전문가는 "같은 학과라고 하더라도 대학에 따라 요구하는 수준별 수능이 제각각인데다 B형에 대한 가산점이 그리 크지 않아 문제"라며 "수능 난이도 선택에 따라 지원 대학 폭이 줄고 합격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은 수험생 보호 차원에서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가고 싶은 학과의 대학 난이도가 서로 달라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견이 많아 대학교육협의회에서 개선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달식·윤여진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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