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 축제 문학 교류 첫 시도 日 소설 번역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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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조선통신사축제 행렬에는 일본 측 7개 도시 8개 공연단체가 참여해 문화교류의 깊이를 더한다. 사진은 지난해 조선통신사축제에 참여한 일본 측 공연팀의 행렬 모습. 부산일보 DB

역사 인식과 영토 분쟁으로 한·일 양국 갈등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갈등의 깊어질수록 교류는 더 소중하다. 수백 년 교류의 역사를 복원하는 조선통신사축제는 올해도 어김없이 오는 3일부터 5일까지 부산 용두산공원 일대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올해 축제에선 문학 분야 교류가 처음 시도된다. 나오키상 수상 작가인 후루카와 가오루의 소설 '화염의 탑'을 한국어로 번역·출간하는 것.

나오키상 수상 후루카와 가오루 '화염의 탑'
부산문화재단 번역료 지원·'산지니' 출간
용두산공원서 판매… 저작권 문화사업 기부
조선통신사 세계기록유산 등재 심포지엄도

소설가 후루카와 가오루이번 출간은 후루카와가 2011년 '한·중·일 포럼 문풍(文風)'에 참가한 것이 계기가 돼 이뤄졌다. 이후 '자매도시 간 문학작품 교류 사업'으로 이어져, 이번에 조선통신사 축제의 첫 문학 교류라는 기념비적 성과를 낳았다.

작가는 일본 문예춘추사와 협의해 저작권을 한·일 문화교류 사업에 전액 기부하기도 했다. 국내 출간은 부산 출판사 산지니가 맡았고, 부산대 인문한국(HK)교수인 조정민 교수가 부산문화재단 지원을 받아 번역했다.

소설은 내용적으로도 한·일 간 첫 문학 교류 작품으로 손색이 없다. 중세 일본 남북조시대의 무장 오우치 요시히로의 일대기를 담았다. "저의 선조는 백제의 왕족입니다." 한낱 시골 호족에서 당시 일본 중심인 교토로 진출하며 당당히 백제의 후손임을 밝혔던 인물. 조선왕조실록에도 요시히로가 백제 후손을 자처하는 기록이 있다. 오우치 요시히로는 고려와의 교류에도 상당한 관심을 가졌다.

'자매도시 간 문학작품 교류 사업'의 첫 결과물인 '화염의 탑' 한국어판 전달식은 4일 오후 축제 교류회에서 진행된다. 산지니도 축제기간 용두산공원 부스에서 판매 행사를 전개한다.

또 최근 한·일 갈등 고조에 조선통신사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이 갖는 의미를 크게 부여하는 발표도 이뤄진다.

조선통신사학회장인 강대민(사학과) 경성대 교수는 3일 학회 춘계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 "최근 양국 갈등은 역사적 측면에서 발생했으므로 정치적·문화적 접근보다는 해결 단서 역시 역사에서 찾아야 한다"며 양국 선린외교의 상징인 조선통신사 유산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강 교수는 기조발제를 통해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유산의 세계적 영향력과 의의에 대한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지금도 첨예하게 맞선 양국의 역사적·정치적 갈등을 극복하고 역사적 화해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고, 등재 추진 과정에서 양국이 협력의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 역설할 계획이다. 동북아 갈등 해결의 시발점이 조선통신사 세계기록유산 등재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호진·김영한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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