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농민' '물김 어민' 새파랗게 질렸다…꽃샘추위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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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꽃샘추위로 인해 부산 강서구 대저동의 토마토 생산량이 급감했다. 24일 부산 강서구 농업유통단지에서 농민들이 토마토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김병집 기자 bjk@

꽃샘추위가 길게 이어지면서 부산의 명물인 낙동강물김과 대저토마토를 기르는 농어민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부산의 4월 평균기온은 11.6도로 지난해(14도)에 비해 2.4도나 낮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유난히 꽃샘추위가 길게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오성태 중리어촌계장은 "날씨가 추워 5월까지도 김생산이 될 것이라고 어민들은 보고 있지만 가격도 바닥인데다 풍랑 피해 때문에 우리 쪽만 물량이 적다"며 "가격도 떨어지고 생산량도 부족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추워서 토마토 안 익어
수확 물량 크게 줄어

1월 풍랑에 김 조업 못해
타 지역은 추위로 대풍
가격 40%나 하락 '울상'

낙동강물김 어가는 지난 1월 풍랑 때문에 양식장이 엉망이 돼 한 달여 동안 작업을 못했다. 어가들이 보통 11월부터 4월까지 6개월 동안 김양식에 종사하는 것을 감안하면 6분의 1을 조업 못한 셈이다. 부산시 수협 낙동위판장에 따르면 올해 낙동강물김의 생산량은 지난해의 70% 수준인 2천100t 정도에 그치고 있다.

낙동강물김의 생산량이 준 것과는 달리 전남 고흥, 해남, 진도 등에서 생산되는 물김은 추위가 이어지면서 풍년을 이루고 있다. 보통 10일에 한 번씩 김을 수확했는데 올해는 추위 때문에 성장이 빨라 8일에 한 번씩 수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비해 시장에 김 생산품이 많이 풀리면서 낙동강물김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렸다. 오 계장은 "체감상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은 더 나온 것 같다. 원래 1광주리에 5만 원씩 하던 물김이 요즘은 3만 원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부산의 또다른 명물인 대저토마토 농가들도 꽃샘추위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4월 한참 물량을 쏟아내야할 시기에 추위 때문에 토마토 생산이 확 줄었다.

임준택 토마토 작목반 연합회장은 "지난해 4월에는 날씨가 좋을 때는 하루에 한 번, 좀 안 좋다 싶더라도 이틀에 한 번가량 수확을 할 수 있었던 토마토가 최근에는 나흘에 한 번 정도 수확할 정도로 줄었다. 날이 추워 토마토가 잘 익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하루 최고 4만 2천500㎏의 토마토가 들어왔던 대저농협유통센터에는 올해 3만 5천200㎏ 정도만 들어 오고 있다. 하루 1만㎏이나 입하량이 줄어든 것이다.

그나마 3월 평균기온이 10.2도로 지난해 평균에 비해 1.9도 높아 생산 물량은 지난해 수준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대저농협 기준으로 보면 하루 생산물량이 6천700t 정도이다.

대저농협 관계자는 "3월 생산량은 전체적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지만 생산이 집중되어야 할 시기에 추운 날씨가 지속돼 전체 생산량 감소는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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