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 3%대 … 살다보니 이런 일도^^
직장인 박 모(42) 씨는 최근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은행들이 저마다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모 은행에서 연 4.5% 이자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던 박 씨는 '대출 갈아타기'를 고려하고 있다. 1년 이내 중도상환수수료 1.5%를 물어야 하지만 최근 금리가 3.5%까지 내려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득이라는 계산이다.
박 씨는 "은행들이 계속 금리를 낮추고 있어 좀 지켜본 뒤 이자가 싼 곳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대로 떨어졌다. 사상 최저 수준이다.
돈 굴릴 데 없는 은행
향후 수요 증가 예상
인하 경쟁에 사상 최저
NH농협은행은 우대금리 허용폭을 늘려 최저 대출금리를 연 3.5%로 낮췄다. 우리은행도 연 3.5~3.8%로 책정했다. 스탠다드차타드, 한국씨티, 광주은행 등도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3.8~3.9%로 낮췄다.
국민, 신한, 하나은행 등은 연 4.02~4.06%로 3%대에 근접해 있다. 지역은행인 부산은행도 평균 금리 4.06%를 조만간 3%대로 낮출 계획이다.
은행들은 왜 이렇게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경쟁적으로 내릴까.
최근 저금리 기조로 인해 남아 도는 돈을 굴릴 데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부동산 시장 등 경기침체로 대출 수요도 크게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4·1 부동산 대책 이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대출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금리인하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출 수요가 늘어나면 금리가 상승하기 마련이지만 은행 간 경쟁으로 오히려 대출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기예금 금리가 2% 후반에서 3%대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은행 입장에서는 3% 중반대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이 때문에 큰 이윤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신용대출에 비해 주택담보대출은 건전성이 높고, 장기적으로 다른 예·적금 판매 등 다양한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은행들의 경쟁이 반갑기만 하다. 기존 대출자 입장에서는 이자가 싼 곳으로 옮길 수 있고, 신규 대출자는 예금이자와 맞먹는 저금리로 돈을 융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세헌 기자 cornie@